'투자하면 수당 줄게' 말레이시아 소재 기업 투자사기, 울산서도 피해 '속출'

2019-07-09  22:30:02     이다예

경기불황과 취업난에 ‘황금빛’ 미래를 갈망하는 서민들을 상대로 한 거액투자사기 피해가 울산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1년에 2배씩 가치가 오르는 가상화폐다” “투자금 일부를 수당으로 주겠다” 등 달콤한 투자 유혹을 통해 부당 이득을 챙기는 건데, 말레이시아 소재의 한 불법금융 피라미드 회사에 속은 울산지역 피해자만 최소 1,000여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9일 피해자들 주장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소재 회사 ‘MBI’는 국내에 투자 유치 집단을 구성, 투자자를 모집했다.


투자 모집인들은 자사 SNS인 ‘엠페이스’(Mface)가 중화권 7억5,000만 명이 사용한다며, 여기에 투자하면 엠페이스 광고권과 암호화폐인 ‘GRC’ 포인트를 준다고 홍보했다.

모집인들은 또 GRC가 1년에 2배씩 가치가 오르고, 말레이시아에서는 화폐처럼 쓰며 현금 환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새 투자자를 끌어오면 투자금 일부를 수당으로 주겠다고 했다.

취재결과, 이 같은 불법 행위는 울산지역에서도 수년에 걸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역 피해자들은 “몇 해 전부터 울산에 여러 사업장을 마련해 ‘엠비아이 엠페이스’라는 불법 금융다단계 조직이 운영 중”이라며 “이를 조직 관리하는 상위 조직원들은 불특정 다수인들을 상대로 불법 금전 수신행위를 해오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 클럽 중 하나가 중구와 남구 신정동을 비롯해 울산 시내 다수에 많이 포진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역 서민들의 돈을 편취하며 피해를 계속 키워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울산지역 피해자 수는 최소 1,000여명으로 추정되며 그 피해금액은 가늠조차 되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은 “상위 조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500명 이상의 추천인을 둬야한다는 자격이 필요한데, 2명 정도가 울산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피해자 수와 구체적인 피해 금액 파악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지난달 초 피해자 6명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울산지방경찰청 온라인 홈페이지 ‘청장과의 대화방’에 제출했다.

이들은 해당 진정서를 통해 “무등록 불법 다단계 회사 관계자인 피진정인 5명이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 동일한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며 “울산지역에서 활동 중인 금융다단계 조직을 처벌해서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치 않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와 관련된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서 피진정인들에 대해 엄정한 단속을 해 주길 바란다”며 “6명 중 1명의 피해금액은 1억3,65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울산경찰청은 얼마 뒤 이들에게 “무등록 다단계판매 행위 또는 기망 통한 유사수신행위 등은 명백한 불법행위고, 피해규모가 광범하고 다액일 뿐만 아니라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된다는 점에서 강력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며 “관련 증거자료를 경찰에 제출하면 면밀한 수사를 진행토록 하겠다”고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경찰은 고소인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엠페이스 사기 사건은 이번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7년에는 같은 수법으로 유 모씨 등 일당 2명이 600억여 원의 투자금을 모집해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각각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2015년에는 울산에서 장 모씨 등 2명이 같은 혐의로 기소, 각각 징역 10년과 12월 선고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자들은 버젓이 새로운 투자자 모집 행위가 이뤄지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서울에서는 엠페이스 피해자들이 집회 후?말레이시아?대사관을 찾아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말레이시아?정부가 엠비아이를 처벌해 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