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2017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계 의견수렴과 입법 본격추진할 듯…위원 구성과 활동기한 등 주목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해 주목된다.

개헌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본격적인 입법을 추진하라는 주문으로, 앞으로의 특위 구성과 논의 방향, 활동 기한 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국회도 헌법 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회 개헌특위는 그동안 개헌 논의가 분출될 때마다 거론돼온 '논의 방식'이지만 198년 개헌 이후에는 실제로 구성된 적은 없다.

국회 개헌특위가 구성된다는 것은 개헌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과거 정치권에서 숱한 개헌 제안들이 쏟아졌지만 정작 개헌특위가 구성되지 않은 것은 청와대와 여야 정당, 차기 대선주자들의 이해가 엇갈려 개헌특위 구성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 헌법상 개헌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의결에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20대 국회는 그 구성상 어느 당도 개헌안 단독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야의 사전 합의가 반드시 전제돼야한다.

개헌특위는 여야의 '대표선수'들이 모여서 먼저 개헌안을 논의한 다음 합의된 안을 들고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구상에 근거하고 있다.

사실 개헌특위 구성은 20대 국회 들어서자마 야권에서 먼저 제기돼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개헌특위 구성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새누리당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논의가 공전돼왔다.

<임기내 개헌>본회의장에 들어서는 박 대통령
<임기내 개헌>본회의장에 들어서는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이날 시정연설을 계기로 새누리당이 자세를 완전히 고쳐 안앉았다. "개헌특위 설치 문제를 즉각 논의하자"고 화답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개헌특위 설치 논의가 닻을 올리더라도 여야간 협의가 순항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특위 구성 방법, 특히 위원장을 선임하는 문제와 여야 위원의 수를 정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간의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위 구성이라는 '형식'이 개헌 논의의 '내용'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대선정국과 맞물린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여서 양측의 입장이 더욱 첨예하게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개헌안은 국회가 최종 통과시키지만 논의 자체에는 '정치권 밖'의 참여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특위에 외부인사를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지와 활동기한을 언제까지로 정하느냐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앞으로 최순실씨 의혹 등 권력형 비리와 개헌논의에 대한 국민여론의 흐름 등의 변수에 따라 특위설치 논의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013년 4월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원내대표가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 기구를 구성키로 전격적으로 합의했지만, 후속 조치가 따르지 않으면서 이후 별다른 성과 없이 흐지부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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