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치인트' '또오해영' '디마프' 등도 성공

'태양의 후예'는 지루한 일상에 강렬한 마법을 걸었고, '시그널'은 가슴을 때렸다.

'치즈인더트랩'을 둘러싼 논란은 이보다 뜨거울 수 없었고, '또 오해영'은 발견의 기쁨을 줬다.

2016년 한해도 안방극장은 우리의 친구였다.

한 편의 드라마가 끝날 때면 이젠 무슨 낙으로 사나 싶다가도, 어김없이 새로운 드라마가 우리를 즐겁게 해줬다.

끝내 외면받아 조기종영의 독배를 마셔야했던 작품도 나왔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실망감을 준 작품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많은 드라마가 하루의 끝에서 시청자를 위로하며 즐거움을 안겨줬다.

◇ 드라마 역사를 새로 쓰다

tvN '응답하라 1988'이 지난 1월16일 케이블 사상 최고의 성적이자 당분간 경신이 어려워 보이는 19.6%의 시청률 금자탑을 쌓아올리며 막을 내렸다. 아련한 추억과 향수, '식구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이 남녀노소를 하나로 만들었다.

1월22일 시작한 tvN '시그널'과 2월24일 시작한 KBS 2TV '태양의 후예'는 '응답하라 1988'의 빈자리를 바로 메웠다.

불굴의 의지로 정의를 좇는 형사들의 활약상을 그린 '시그널'은 범죄 스릴러 장르의 한계를 깨고 13.4%의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부조리한 현실에 지친 이들의 가슴을 데운 이 작품은 특히 세련된 결말로 마무리도 멋지게 하며 용두사미로 끝나는 많은 드라마와 비교됐다.

본격 사전제작 드라마의 첫 사례로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출발한 '태양의 후예'는 첫회에서 바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16부 내내 거대한 신드롬을 일으켰다.

4월14일 자체 최고인 38.8%의 시청률로 막을 내리면서 송중기를 일약 최고의 스타로 만들었고, 한-중 동시방송을 통해 중국 대륙을 뒤흔들며 한류 신드롬을 재점화했다.

노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tvN '디어 마이 프렌즈'의 성공도 빛났다. '늙은이'들의 이야기임에도 외면받지 않고 8.4%의 시청률로 막을 내리면서 한국 드라마의 소재 확대를 이끌었다.

◇ 히트다 히트…안타 친 작품들

tvN '치즈인더트랩'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작의 열성 팬인 '치어머니'들의 열띤 논쟁을 낳으며 관심을 받았다.

로맨스 스릴러라는 독특한 성격에도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7.2%까지 시청률이 올랐던 '치즈인더트랩'은 후반부에는 원작과 다른 전개, 남자 주인공의 비중 축소 논란으로 비난의 포화를 맞는 등 방송 내내 인터넷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여름의 끝자락에 찾아온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은 아름다운 영상미와 박보검 신드롬에 힘입어 최고 시청률 23.3%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누렸다.

SBS TV '리멤버 아들의 전쟁'과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 KBS 2TV '아이가 다섯', SBS TV '질투의 화신'은 독특한 소재와 탄탄한 드라마로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MBC TV '결혼계약'과 SBS TV '미녀 공심이'는 뻔한 이야기를 배우들의 호연으로 극복해내며 안타를 쳤다.

tvN '또 오해영'은 2.2%에서 출발해 10.6%로 막을 내리면서 평일 밤 11시 케이블 드라마 시청률의 신화를 세웠고, 만년 B급이었던 서현진을 '대세 배우'로 만들었다.

서현진이 여세를 몰아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되고, 한석규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SBS TV '낭만닥터 김사부'는 현재 시청률 20%를 넘어서 고공행진 중이다.

SBS TV는 그에 앞서 '닥터스'도 성공시켜 올해 의학드라마 불패 행진을 이어갔다.

성공한 미국 드라마의 리메이크에 도전한 tvN '굿와이프'는 전도연의 이름값을 확인하게 했고, 서인국은 OCN '38사기동대'와 MBC TV '쇼핑왕 루이'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천의 얼굴을 과시했다.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30%를 넘나들며 현재 순항 중이고, MBC TV '옥중화'는 20% 전후의 시청률로 최완규-이병훈 콤비의 체면을 세웠다.

◇ 새로운 시도는 계속된다

SBS TV '육룡이 나르샤'는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으나 팩션사극으로서 창의력을 신나게 발휘했다. 무협에 방점을 찍어 활극의 맛을 보여줬고, 이방원을 새롭게 해석하며 기존 사극에 안주하지 않았다.

MBC TV 'W'는 만화 속 세상과 현실을 오가는 독특한 이야기로 판타지 멜로의 외연을 확대했고, KBS 2TV '백희가 돌아왔다'는 옹골찬 드라마로 4부작 드라마의 성공 사례를 보여줬다.

tvN '혼술남녀'는 혼술, 혼밥 문화와 노량진 공시생들을 본격 다루며 현실감을 높이 살렸고, tvN '더 케이투'는 액션 드라마의 진화를 꾀하며 달려나갔다.

◇ 화려한 스펙이 무색하게 참패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 작가의 SBS TV '그래, 그런거야'와 김우빈-수지 주연의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는 이야기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맹비난을 받으며 참패했다.

황정음-류준열을 내세운 MBC TV '운빨로맨스'와 조진웅-서강준-이광수-이동휘가 뭉친 tvN '안투라지'는 엉성한 내용으로, SBS TV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초반의 미스캐스팅 논란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며 실패했다.

KBS 2TV '무림학교'와 '뷰티풀 마인드'는 시청률이 2~3%까지 추락한 끝에 조기종영되고 말았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