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서 4개법인 분할 승인
위기극복 위해 비조선부문 분사
전문성 강화·사업 고도화 매진
부채비율 하향 재무구조 개선
신용도 상향…수주 도움될듯

 

27일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에서 단상을 점거하려는 노조원들이 이를 저지하려는 사측 진행요원, 경찰들과 서로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회사를 현대중공업(조선·해양),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 법인으로 분사하는 내용의 분할계획서 승인안을 통과시켰다.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현대중공업이 법인 분할 안건의 임시주주총회 통과로 오는 4월부터 6개 독립 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4개 법인으로 나누는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1일자로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플랜트·엔진 사업,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은 전기전자 사업, 현대건설기계는 건설장비 사업, 현대로보틱스는 로봇 사업을 하는 개별 회사로 전환된다.

지난해 12월에는 분리되는 6개 회사 가운데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그린에너지는 현대중공업 계열사로, 선박 통합서비스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독립법인으로 출범해 현대로보틱스 계열사로 각각 편입됐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통해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할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수년간 글로벌 조선경기 불황으로 인해 심각한 수주난에 시달리자 위기 타개를 위한 자구계획으로 비조선 사업부문 분사를 결정했다.
 

노조와 울산지역 사회의 반대에도 ‘제2의 창업’이라면서 절박함을 호소하며 안건을 의결한 지 3개월 만에 회사분할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법인 분할로 현대중공업은 사업이 분리된 각 회사가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의 고도화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분할이 완료되면 존속 현대중공업은 부채비율이 100% 미만으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7조원이 넘는 차입금 중 3조원 이상을 분할되는 회사에 나눠서 배정하면 3조9,000억원 수준으로 차입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106%이던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은 95% 수준으로 떨어짐으로써 차입 여건이나 신용도가 개선되고 해외 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날 “사업 분할은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에서 각 사업의 역량과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회사를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만들어 주주가치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사로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의 본사는 모두 다른 지역으로 흩어지게 된다. 현대로보틱스는 본사와 공장 모두 대구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부산으로 이전한다.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과 현대건설기계는 서울로 본사를 이전하지만 공장은 울산에 그대로 둔다. 현대그린에너지는 이전부터 충북 음성에 위치해 있었다.

또 6개사 중 대구의 현대로보틱스가 지주회사가 된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3.4%,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를 넘겨받아 지주사 요건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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