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全전대통령 아프리카 순방때…현지사정 잘 알아 투입"

 

말레이시아 경찰이 22일 김정남 암살 연루자로 북한 외교관과 북한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 직원을 지목하면서, 이 사건의 성격이 북한 정권 차원에서 저지른 조직적 범죄라는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북한 외무성이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과거에도 외무성 인력이 우리 정부 요인 암살작전에 투입된 적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외교관 출신 탈북민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982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순방했는데 그때 나도 암살 작전에 투입됐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 언어와 지리를 잘 아는 외무성 사람들이 공작작전에 투입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서도 "(외무성 인력이)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니 동원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2년 가봉·세네갈·나이지리아·케냐 등 아프리카 지역을 순방했다.

고 부원장은 콩고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다가 1991년 국내에 입국했다.

고 부원장은 지난 23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 암살조에 동원됐던 사실을 밝히며 "실제로 공작하는 사람들을 움직이고 국경을 통과하는 작업을 현지 외교관들이 도와준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다만 "현지 외교관들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당시 자신은 전 전 대통령 암살 작전이 실행 직전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보류되면서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국가정보원은 27일 정보위 전체 회의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 8명 가운데 4명이 국가보위성 출신이고, 실제 행동으로 옮긴 두 사람은 외무성 소속이라며 "보위성과 외무성이 직접 주도한 테러사건"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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