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급속히 진행
제조기업 SW회사로 변신중
정부-지자체 새 먹거리 추진
적자 생존 근거 변화 바람직

급격 변화 많은 문제 만드나
인류 노력해 복지국가 이룩
일자리 축소 필연 과제지만
새 일자리와 함께 해결 되길

 

조규성
울산박물관 전시교육담당 학예연구관

요즘 ‘제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여기저기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인류는 선사시대 정착생활과 함께 농경을 시작하면서 ‘신석기 혁명’을 경험했다. 이후 근대산업이 발달하면서 약 300년 전부터 여러 산업혁명을 체험하고 있다. 18세기 유럽지역 특히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의 발달과 섬유산업분야에서 기계화로 대표되는 제1차 산업혁명, 그로부터 약 100년 후, 19세기 후반 전기를 산업분야에 이용해 대량생산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제2차 산업혁명, 그리고 20세기 1970년대에 들어서서 컴퓨터화 및 자동 생산시스템을 이룩한 제3차 산업혁명이 그 것이다. 

현재는 제4차 산업혁명이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가 획기적으로 발달해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로봇기술과 함께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게 될 것이 분명하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는 한국의 바둑황제 이세돌 선수를 이겨버렸다. 산업분야에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 제조업 중심 기업인 전기 분야의 GE사(General Electric Company)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인 구글과 애플은 자동차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미래 먹거리로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매진하고 있다. 너무나 당연하고 매우 바람직하고 생각한다. 이런 산업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그 나라와 그 도시는 바로 도태해 버릴 것이다. 다윈(Darwin)의 진화론을 보더라도, 국제사회에서도 절대 강자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자가 생존하는 ‘적자생존원칙’이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덕분으로 현재 인류는 탄생 이래로 물질적으로 최고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진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들도 발생했고, 지혜를 모아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일자리’ 문제였다.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어 4차 산업혁명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가 뉴스기사를 쓰고, 소설을 창작하고, 로봇이 환경미화를 담당하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자취를 감추게 될 직업군을 열거하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영국 산업혁명 시기에도 상황이 비슷했다. 경작지에 울타리를 쳐서 양떼 목장으로 전환시킨 엔클로저(enclosure) 운동이 일어나, 농민실업과 이농, 농가의 황폐, 빈곤 증대 등 사회문제가 발생했고, 토마스 모어는「유토피아」에서 “사람이 양을 먹었으나, 지금은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그 후에도 기계공업 발달로 수공업자들은 몰락했고, 육체노동에 근간을 둔 노동자들은 실업자로 전락하곤 했다. 대량 생산으로 풍요로움을 가져다주기는커녕 도리어 빈곤의 원인이 될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기계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일부 노동자들은 러드가 주도한 ‘기계파괴운동(Luddite movement, 1811~1817)’을 전개하기도 했다. 물론 노동운동 억제정책, 경기의 회복, 대기업으로의 발전, 정부의 다양한 구빈(救貧) 정책과 일자리 창출, 복지 강화 등으로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러다이트 운동은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났다. 

이렇듯, 급격한 산업 변화는 문제점들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경제발전을 통한 복지국가를 이룩했다. 이것이 바로 역사의 교훈이 아닐까 한다. 최근 독일 보쉬(Bosch)사에선 인위적인 인력 감축 없이 인더스트리 4.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례를 본받아, 우리나라에서도 제4차 산업혁명으로 나가는 길에 최소한의 일자리 축소와 최대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는 과제가 동시에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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