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특별시민'에서 서울시장 변종구를 연기한 배우 최민식. (사진=쇼박스 제공)

▶ 영화 속 변종구가 난처하거나 위기를 맞는 순간이 되면 눈 밑이 마구 떨리더라. 혹시 그런 건 다 미리 생각을 해서 연기를 하는지 궁금하다.

- 그건 기술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그런 정서를 갖게 되면 몸이 저절로 그렇게 된다. 거울 보고 연습을 하거나 그런 건 아주 잘못된 거다. 마음이 움직이면 몸도 알아서 움직인다. 

▶ 과거 '배우는 무당'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어떤 지점에서 배우가 무당과 닮아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내가 그런 말을 했었나? 창피해 죽겠다. (웃음) 사실 샤머니즘은 언제부터인가 미신이라고 치부되고 있지만 하나의 퍼포먼스이고 예술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그런 굿 말고, 정말 인간문화재 이런 분들의 굿은 하나의 축제다. 고통받는 사람들이 그 행위로 치유를 받는다는 게 배우가 하는 역할과 비슷한 지점인 듯하다. 작업도 일맥상통하는 게 있다. 나름대로 굿판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정성을 들이는 것처럼 우리도 치열한 토론과 논의를 통해 가공의 어떤 것으로 인간의 삶을 표현한다. 

▶ '최민식'하면 내공이 깊고, 깊은 배우 중 한 명이다.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하는 순간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 촬영 전에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토론을 한다. 전부 역할에 대해 이해가 된다. 그런데 '레디, 액션'하는 순간, 어느 누구도 날 도와줄 수 없다. 내 행위에 나무도 개입할 수 없는 거다. 철저히 외로워지는 순간이다. 연기하는 순간은 내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분석한다 해도, 몸으로 나와야 한다. 배우는 태생적으로
외로운 직업이다. 다른 사람이 되려고 시도하는 순간부터 외로워진다. 

▶ 이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등 많은 일이 있었는데 배우로서, 예술인으로서 최민식이 꿈꾸는 지도자는 누구인가?

- 맑은 정신과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정치는 힘든 일이니 우리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사람이어야 한다. 5천만 국민의 안위를 위해 일하고, 매 순간 힘든 결정을 해야 한다. 그걸 자처해서 한다는 건, 희생할 준비가 돼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보면 많이들 그렇지 않다. 정말 사명감과 올곧은 정치철학과 맑은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지도자다운 지도자를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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