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정체성 문제, 종교·이념·국가 어떤 논리로도 손가락질할 권리 없어" 

 

안희정 충남지사. (노컷뉴스 자료사진)

성소수자 인권문제가 대선판의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안희정 충남지사의 과거 소신 발언이 화제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 1월 팟캐스트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에 출연해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성적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논쟁할 가치가 없다"며 "논쟁해서 사회문제화해선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논쟁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냐', '인권의 문제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안 지사는 "네"라고 답하며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에 대해 "종교적 신념이 있다 하더라도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인권에 대해서는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이어 "종교적 교리든 이념이든 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할 권리가 아무한테도 없다"며 "종교나 이념이나 국가나 그 어떤 논리로도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정체성과 그들의 개성에 대해서 재단하거나 뭐라고 할 권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그 문제(동성애)에 대해서 나는 철저히 리버럴"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후 방송인 홍석천씨는 안 지사의 대선출마 출정식에 깜짝 방문해 "얼마 전 선배님 인터뷰를 봤는데, 사실 혼자 울었다"며 "왜냐하면 저처럼 사회에서 약자로 지내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정치인으로서는 표 계산법으로 하면 손해"라며 안 지사에 대한 응원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저렇게 똑똑하신 선배님이 왜 굳이 그런 발언을 인터뷰에서 할까, 사실 많은 정치인들이 그 부분에서는 논외로 넘어가려고 하신다"며 "나중에 표 계산에서 약간 불리하다고 하면 그것을 취소하셔도 된다. 저희는 다 이해한다. 아셨죠?"라고 말했다. 

이에 안 지사는 "자기 자신에게조차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라며 "제가 갖고 있는 진심으로 인생을 살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안 지사는 이어 "어떠한 경우라도 다양한 각각의 개성이 차별이라는 폭력 앞에 서 있는 것을 막고 싶다"며 "우리 70억 인류는 서로 다르다. 사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도 편의상 구분해 놓은 것이지, 사실 우리는 사람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성성이라는 것과 남성성이라는 이 두 개의 것, 우리가 말하는 사람의 존재도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원초적 봉우리들로부터 피어나서 사람의 다양성을 만드는 것 같다"며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젠더(gender·생물학적 성인 'sex'에 대비되는 사회적인 성)라는 것 아닐까"라고 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저는 일체 사람들의 개성이 차별이라는 폭력 앞에 서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자로서의 신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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