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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을 위한 행진곡, 우리 모두의 노래

기사승인 2017.05.18  2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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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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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금지된다는 것은 그 사회의 잘못된 기능이 작동되고 있다는 말이다. 유신정권을 비롯한 독재시대엔 많은 노래가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독재자들이 특정 노래를 금지시키는 것은 노래에 담긴 불편한 진실과 사유의 자유를 박탈해 국민들을 일정한 틀에 가둠으로써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으로 금지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이 노래는 김영삼 정부 시절이던 1997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됐고 이 때부터 기념식에서 제창됐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도 제창됐고 2008년 이명박 정부 첫 해에도 제창됐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2009년부터 5·18 기념행사에 불참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제창에서 합창으로 변경됐다. 2009년과 2010년에는 본행사가 아닌 식전행사에서 합창으로 불렸고 2011년부터 본 행사에 포함됐지만 합창으로만 불려졌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 첫 해인 2013년 여·야 의원 158명의 찬성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보훈처가 반대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이 노래를 불법 데모가로 인식하고 있는데다  ‘임'이 김일성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종북 프레임으로 반대논리를 개발로 정당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정부에 의해 민간인들이 희생된 뼈아픈 역사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기는커녕 제창을 금지시켜 사회적 갈등만 키운 꼴이다. 그리고 합창은 괜찮고 제창은 안 된다는 논리 또한 말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중 잣대는 독재의 속성과 불통의 정치가 그대로 담겨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금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문화예술전반에 걸쳐 정부가 통제하고 간섭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들어가 있다.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그냥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9년 만에 1만명의 시민들이 함께 불러 전국으로 퍼졌다. 15개 시도교육감들이 ‘5·18 교육 전국화’에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이날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울러 퍼진 노래는 독재에 대한 마지막 외침이자 오랫동안 응어리진 유가족들의 한 맺힌 소리였다.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은 유족들의 노래도, 운동권의 노래도, 진보들만의 노래도 아니다. 상처 깊은 우리 현대사를 웅변하는 우리 모두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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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울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입력.편집 :   2017-05-18 21:53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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