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대학팀, 2.6km 서킷 돌며 순위 경쟁

 

2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 본선 대회에서 자율주행차량이 주행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연합뉴스]

2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는 사람이 아무도 타지 않은 아반떼가 트랙 위에 아무렇게나 세워둔 장애물 차 4대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빠른 속도로 2.6㎞의 서킷을 달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 차들은 대학생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손수 제작한 아반떼 자율주행차다. 최고속도 시속 70㎞로 달리고 서킷 한바퀴를 2분13초만에 돈 차도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25~26일 이틀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 자동차 공모전인 '제13회 미래차 기술공모전: 대학생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 본선 대회를 열었다.

자율주행차 경진대회가 서킷에서 열린 것은 국내 최초다.

2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 본선 대회에서 자율주행차량이 장애물이 설치된 서킷을 자율주행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대학생이 미래차 기술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동차에 직접 적용해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1995년부터 이 공모전을 열어왔다.

2010년 10회 대회부터는 완성차 업체 세계 최초로 실제 무인자동차를 제작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날 본선대회에는 11개 대학 팀이 참가해 2016년 1월부터 직접 개발·제작한 자율주행차로 실력을 겨뤘다.

참가팀의 자율주행차는 트랙 위의 장애물들을 회피하며 2.6km의 실제 서킷을 2바퀴씩 주행했다.

이날 본선에서 대다수 팀이 장애물 차를 피하지 못하고 충돌한 뒤 멈춰서거나 아예 출발하지 못하는 등 실격 처리됐고 단 3개 팀이 성공적으로 완주했다.

매끄러운 코너링과 능숙한 장애물 회피 능력을 선보일 땐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장애물과 충돌하거나 차가 이유 없이 멈춰섰을 땐 탄식이 나왔다.

이번 대회는 장애물이 설치된 서킷을 자율주행차가 완주하는데 소요된 시간으로 순위를 매겼다. 따라서 참가팀들은 자율주행 및 첨단 안전 기술뿐만 아니라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는지를 놓고도 경쟁했다.

1위는 계명대, 2위는 한기대, 3위는 인천대 팀이 차지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자 없이 레이더, 카메라 같은 '주행환경 인식장치'와 GPS 같은 '자동 항법 장치'를 기반으로 조향, 변속, 가속, 제동을 스스로 제어해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다.

발표 심사와 예선대회를 거쳐 선발된 11개 참가팀은 지난 1년 4개월간 현대차그룹이 제공한 연구용 차량 아반떼 1대와 연구비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했다.

이들은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GPS 등 동일한 부품을 지급받았으나 장착 위치를 창의적으로 정하고 알고리즘을 짜는 것에서 승패가 갈렸다.

앞서 참가팀들은 작년 10월 자율주행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콘셉트로 진행된 예선 대회에서 직접 개발한 자율주행차로 횡단보도 일시정지, 굴절코스 주행, 후방주차 등 8종의 운전면허 기능시험을 수행하기도 했다.

현대차[005380]는 실무 연구원들을 통해 참가팀들에 기술 분야별로 자문을 했다.

이날 본선 대회에서 1등 팀에는 상금 5천만원과 해외 견학 기회, 2등팀에는 상금 3천만원이 제공된다. 총 상금은 2억원 규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분야의 기술 개발과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2010년부터 완성차 업계로서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 대회를 열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 공모전을 실시해 국내 자율주행차 분야의 연구 저변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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