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부동산시장 침체 심각
5월말 현재 마이너스 상승
특정 지역 공급과잉에
예년 대비 입주물량 줄어

도시의 경쟁력 좌우 인구
17개월 연속 탈울산 행렬
젊은 인구에 매진하기보다
베이비부머 세대에 집중을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울산 부동산시장이 심상찮다. 대부분의 지표들이 좋지 않다. 2015년 1분기만 해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2.23%로 안정적이었으나 올해 들어서 5월말 현재까지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조선산업 경기 침체로 인해 동구(-0.45%)의 하락세가 두드러지지만 공급물량이 많은 북구(-0.58%) 또한 만만찮다. 재개발 호재가 있는 중구(-0.12%)마저 하락세로 돌아서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울산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으로 침체에 빠진 시기는 2016년 4월부터다. 그전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의 월별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으나 2016년 4월부터 전국평균을 하회하더니 급기야 2016년 하반기 상승률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8.52%였으니 울산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심각하다.

현재 울산 부동산시장의 어려움은 수도권 등 여타지역에서 겪는 입주물량의 과다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올해 입주하는 물량이 1만 세대 가까이 되어 예전에 비해서는 많지만 평균 물량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작년(2016년) 입주물량은 3,000세대에 그쳐 평균적으로는 오히려 입주물량이 줄어들었다. 분양물량 또한 많지 않다. 2015년 1만 세대(11,565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분양됐으나 이 또한 2014년(6,317세대) 등 이전 분양물량을 고려하면 평균적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1,000 세대(838세대)에도 훨씬 못 미치는 분양으로 공급과잉을 걱정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물론 지역적으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는 있다. 북구가 대표적 지역인데 올해와 내년 울산 전체 입주물량의 50% 비중을 차지한다. 분양물량은 더욱 심각하다. 작년과 올해 현재까지 울산 전체 분양물량의 56%는 북구에서 발생했다. 송정지구가 대표적인데 개발이 완료되면 총 입주가구 수는 7,821세대에 이른다. 예상 수용인원만 2만명이다. 총 2,700세대에 이르는 월드메르디앙월드시티가 2010년11월에 입주하면서 북구 부동산시장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을 고려하면 송정지구의 입주물량은 걱정된다.

특정지역을 제외하고 공급물량이 많지 않다면 울산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수요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탈 울산 행렬은 길다. 울산의 인구는 17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 중이다. 지난 17개월 동안 유출된 인구만 1만4,000명이 넘는다. 조선 산업을 비롯한 지역 산업경기 침체로 인력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인구유출이 계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구는 주택수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는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다. 지자체마다 인구정책에 명운을 걸고 인구유입에 총력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울산 부동산시장의 회복을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옆 자치단체인 부산은 우리보다 인구유출이 훨씬 많고 지역 내 소득이 나날이 감소하지만 관광과 물류 등 새로운 산업과 수요를 개척하면서 현재 서울을 제외하고는 가장 강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울산도 너무 비관적으로 현재의 상황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개선과 지원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울산의 주력산업은 여전히 중후장대형이다. 4차산업 혁명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혁신산업의 발굴과 기존 주력산업의 구조 고도화를 통한 인력정책의 포트폴리오가 요구된다. 지금까지 울산은 젊은층 인구확보에 집중한 측면이 있다. 광역시 중 상대적으로 젊은 도시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다. 하지만 이제는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를 위한 맞춤형 주택단지 공급이 요구된다. 그렇지 않으면 부산과 양산에서 개발되는 물금신도시, 정관신도시, 일광신도시 등으로의 인구유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신규대학 유치도 필수적이다.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공존하는 도시를 만드는데 대학의 역할은 지대하다. 새롭게 탈바꿈하는 울산시에 부동산정책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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