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통해 교섭 복귀 촉구
“위기극복 위해 고통분담 절실
 극단적 행동, 고용불안 초래”

 더민주 시당, 농성장 찾아
 노사 간담회·적극 중재 약속

 시의회 “농성 풀고 대화해야”
 울산시, 노조 측에 퇴거 요청

 

김종훈 국회의원(오른쪽)과 윤종오 국회의원(오른쪽 두 번째)이 현대중공업 노조간부들이 농성 중인 울산시의회 6층 옥상에 올라가 농성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류경민 전 울산시의원 제공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와 해를 넘겨 끝맺지 못한 임단협의 해결책으로 정치권에 눈을 돌렸다. “박근혜 정부가 시작한 조선업 구조조정을 정치적 논리로 바로 잡아달라”는 것인데, 회사는 “농성을 중단하고 교섭에 복귀해 상식과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9일 회사는 소식지를 통해 최근 백형록 노조지부장과 간부들이 벌이고 있는 농성에 대해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사는 “작년 임단협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올해 임금 요구안에 대한 교섭 방식을 논의하는 과정에 이런 일이 발생해 향후 교섭에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회사는 그동안 임단협과 각종 현안을 대화로 해결하고자 끝까지 인내하며 (노조의) 결단을 기다렸다”고 전했다.

기본급 20% 삭감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노조에 대해 “일감 부족으로 근로시간이 감소해 연봉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희망퇴직과 임금손실 등 대부분의 희생은 기술직 과장급 이상 사우들의 몫이었다”면서 위기 상황에서 노조가 고통분담에 소극적이란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동종사가 기본급 10~20%의 임금을 반납하고 있는 사례를 들었다.   

노조가 회사의 제시안을 거부하고 있는 근거 중 ‘5분기 연속 흑자’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시황 개선에 의한 것이 아니라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경영개선 추진과 현대오일뱅크 등 실적 좋은 계열사 덕분”이라며 “지난 1분기에는 매출 2조8,093억, 영업이익 628억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이었고, 3분기와 4분기에는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극단적인 행동은 위기극복은커녕 고용을 더 불안하게 만들 뿐”이라며 노조에 교섭 복귀를 촉구했다.

백형록 노조지부장은 지난 18일부터 단식농성을, 노조 간부 2명은 지난 25일부터 울산시의회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구조조정 중단과 작년도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고 있는데, △기본급 20% 삭감 △상여금 분할 등 회사의 제시안 일부 철회를 타결 조건으로 밝힌 바 있다.

노사 갈등이 장외로 번지면서 지역 정치권은 잇달아 입장을 밝혔다. 노사 갈등의 심각성과 중재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역할의 정도에는 다소 다른 의견이었다.

울산시의회 옥상 농성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심규명 노동위원장은 “현대중공업 등 조선해양산업의 위기 극복문제는 울산 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사측이 불법·부당하게 노동자를 압박하는 문제가 없는지 잘 살펴보겠다”면서 적극적인 중재를 약속했다. 31일 오전 10시 30분께 우원식 원내대표실에서 현대중공업 노사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울산시의회는 농성을 벌이는 노조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어떠한 경우라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며 “노조는 농성을 풀고 대화에 나서길 바라며, 회사도 보다 진전된 협상의 자세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노사양측이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면 시의회가 앞으로도 다리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중재역할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날 울산시는 노조 측에 “시의회 옥상을 무단점거해 청사 내 질서유지와 시설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퇴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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