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대의기관 책무 잊었나

강행땐 전년처럼 반쪽 연수 전락
6대 후반기 원구성 갈등 진행형
지역정치권 “시민 안중에도 없나”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시의회  각 상임위별  해외연수를 앞두고 ‘지방의회 발전 및 혁신을 위한 연구회’(이하 혁신연구회)가 지난해와 같이 독자적으로 연수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또 다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현재 4개 상임위 중 교육위원회(위원장 김종래)만 6월 중순께 독일 등 해외연수 일정을 확정하고 선진 교육정책 및 진로·직업교육 현황 파악에 나서게 된다. 

반면 나머지 상임위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혁신연구회가 올해도 자체적으로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연구회 한 위원은 “29일 모임을 갖고 해외연수 장소 및 일정을 논의키로 했지만 의원들이 일정들이 있어 논의는 되지 못했다”며 “다 같이 가야 하는데 아직은 확정이 된 것은 아니고 조율이 돼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현재 혁신연구회는 행정자치위 2명, 환경복지위 3명, 산업건설위 3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돼 있어 연구회 중심으로 연수를 갈 경우 교육위를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쪽 연수로 전락하게 된다.

통상 의원들의 정기 해외연수는 선진 경험을 의정활동에 접목하기 위해 상임위 특성에 맞춰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혁신연구회가 독자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지난해 제6대 후반기 원 구성 당시 현 의장단의 반대편 의원들이 주축이 돼 지금까지 갈등 관계를 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연구회의 이 같은 연수계획이 알려지자 시민을 대변하는 성숙된 의회상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의회 상임위 기능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현재로는 혁신위원회가 해외연수를 포기하더라도 의원들의 갈등으로 각 상임위의 정상적인 연수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어서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됐다. 더욱이 지난해 9월 해외연수를 떠난 혁신연구회는 6일간 싱가포르와 발리를 방문했지만 교육위원회가 찾아가 책 등을 전한 발리 한인학교에도 중복 방문하는 등 시의회 차원에서 전혀 업무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시의회 모 의원은 “의원 연수는 의원만 가는 것이 아니라 상임위 별 전문위원 등과 함께 하는 정책 견학인데 혁신연구회가 해외연수를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지난해 의장 선거 이후 갈등을 또 한번 드러내는 것”이라며 “시민을 위한 대의기관의 의원으로서 해선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이번 대선에서 보여 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숙해야 하는데 보수정당의 시의원들이 지난해와 같이 똑같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며 “내년 지방선거와 시민들은 염두에 두지 않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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