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가” 바른·국민 “협조”…공조 엇박자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여야 교섭단체 4당 정책위의장이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교섭단체 4당 정책위의장·예결위 간사 연석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국회에서 야3당 정책위의장을 잇따라 만나 답보 상태에 빠진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를 위해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3당의 분위기는 달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추경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심의에는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국당은 추경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예정에 없이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만났다.
김 부총리는 가장 먼저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을 만났다.

이 의장은 “추경과 관련해 요건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짧은 시간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짜서 부실한 내용이 있다”면서도 “충분히 협조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야당들은 공무원 증원 방식에 이견이 있다”며 “야당이 추경 처리에 임할 수 있도록 명분과 모양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양호한 거시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체감 경기나 고용 시장 상황은 안 좋다”며 “추경이 빨리 처리돼서 우리 경제의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을 면담했다. 이 의장 역시 추경안의 문제점은 지적했지만, 추경안 심의에는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장은 “우리가 심사 자체를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저희가 선물을 드렸다”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마찬가지로 심사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인 셈이다.

다만 이 의장은 “추경 요건에 문제가 있고, 세금으로 자리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 공무원을 지원해서는 곤란하다”며 “정부가 자료 등을 제시해 납득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빠른 시일 안에 심의가 시작되기를 바란다”며 “추경이 민간 일자리 맞춤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과의 면담은 달랐다.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김 부총리는 추경안이 적절한지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이 의장은 “추경안은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에는 문제가 있다”며 “한 번 공무원을 뽑으면 30∼40년 가기 때문에 막대한 부담이 있어서 우리는 (추경안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서로 의견을 제시했다”며 “법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니 정부가 대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고용상황 등을 봤을 때 빨리 심의해서 청년실업 문제 등이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한국당은 추경 요건이 미흡하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국회를 떠나기 전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를 만나 10여분 간 비공개로 면담했다.

김 부총리는 면담 후 취재진에게 “여당도 추경 처리를 위해 애를 많이 쓰시고 계신다”며 “인사청문회가 있지만, 가능한 한 이번 주 내에 추경 심의에 착수했으면 하니 야당과 협의를 잘 해 주십사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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