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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신정시장 내 40여년 자리 지켜온 ‘하이얀 음악사’
카세트 테이프·LP판… 향수 자극하는 ‘아날로그 감성’

기사승인 2017.08.10  22:30:00

이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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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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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 시장 개장때 오픈
현재 세번째 사장 김중근씨 운영
음악 테이프와 함께 꽃 판매
테이프 찾는 택시기사 가끔 발길
“변함없이 늘 이자리에 있을 것”


# 노래를 잘 듣다가도 ‘지지직’하는 소리가 가끔씩 나기 마련이었다. “판 튄다, 다시 올려라”하는 소리는 덤이었다. 돈을 모아 LP 한 장 사는 날이면, 집에 있는 전축에 놓을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LP를 듣기위해 다방, 동아리방 등을 전전키도 했다. 

# 뒤로 감기, 앞으로 감기, 일시정지, 재생. 손가락 4개만으로 개인 DJ가 될 수 있었던 카세트테이프. 볼펜으로 빙빙 돌려 새 것처럼 만들기도 했다. 테이프는 고백하기에 좋은 아이템이었다. 라디오 신청곡을 녹음하고, 목소리를 담아 수줍게 건넸다. CD도 마찬가지. 케이스에 끼워진 가사집을 펼쳐 읽어보는 재미도 한몫했다.

# 한 곡당 600원 남짓. 음악파일을 차곡차곡 넣어 다니던 MP3를 거쳐 이제는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다. 매일 음원차트 순위가 바뀌고, 전 세계 가수들의 신곡들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최근 국내의 한 공장에서 LP를 13년 만에 다시 생산했다. 음반의 형태가 다양하게 변화해온 가운데 이는 아날로그의 재탄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울산에서도 여태껏 그 시절 아날로그의 진한 감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남구에 위치한 신정시장에서 40여 년째 영업하고 있는 ‘하이얀 음악사’다. 

5평 남짓한 크기의 하이얀 음악사는 흥겨운 음악으로, 아름다운 꽃으로 시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유리문에 단출하게 적힌 꽃과 음악은 지나가버린 것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이 곳은 1970년 초 시장이 생겼을 무렵부터 문을 열고 있는데, 그 사이 가게 주인도 세번이나 바뀌었다.

현재 사장인 김중근(73) 씨는 하이얀 음악사 맞은편에서 1987년부터 꽃 장사를 하던 시장 상인이었다. 이전 사장이 가게를 떠나면서 2000년에 음악사를 인수, ‘꽃’과 ‘음악’을 함께 팔고 있다. 

시대가 바뀌는 만큼 이 음악사도 살아남기 위해 변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10일 김 씨는 “옛날에는 시장 안에 음악사였던 만큼 클래식, 가요, 팝 그리고 LP까지 모두 섭렵했다”며 “요즘은 테이프를 듣는 사람도 없고 음악을 듣기 위해 직접 매장을 찾아오는 발길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 때는 서울에서 울산 현대중공업에 출장 오는 사람들이 이 곳에 들려 LP를 사갔다고 한다. LP가 잘 나가던 시절엔 판 하나를 사기 위해 수소문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지금은 LP가 빼곡히 진열돼 있던 가게 내 선반은 텅 비었고, 중년들이 좋아할법한 트로트 모음집, 7080, 카바레 음악테이프 등이 대신 자리를 채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이들이 있기는 마련이다. 한 택시기사는 하루 종일 손님을 태우고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이 곳에 들려 새로 나온 음악테이프도 사고, 인생 이야기도 나눈다고 한다. 

끝으로 김 씨는 “수십 년간 변함없이 시민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 왔던 만큼 하이얀 음악사는 늘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예 기자 yeda0408@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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