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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아들 유서 조작’ 경찰은 알고 있었다
“긴 싸움 될 것 같아 묵인”… 사건조사 순수·신뢰성 훼손 지적

기사승인 2017.08.13  22:30:00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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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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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숨진 A군이 쓴 유서(오른쪽)와 A군의 아버지가 조작한 쪽지. 유서와 달리 ‘아빠’라고 호칭하는 쪽지에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특정 학생 2명까지 적혀있다. (제공=A군 아버지)

 A군 아버지 SNS 통해
 문경경찰서 B경사에 도움 요청
 울산경찰청서 7일간 파견 근무

“같은 아버지 마음… 책임지겠다
 어떤 의도 갖고 수사한 것 아냐”

 

 

지난 6월 숨진 A군이 쓴 유서(오른쪽)와 A군의 아버지가 조작한 쪽지. 유서와 달리 ‘아빠’라고 호칭하는 쪽지에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특정 학생 2명까지 적혀있다. (제공=A군 아버지)

▷속보=중학생인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학교폭력’을 주장하던 아버지가 유서를 조작한 사실(본지 8월 11일자 6면 보도)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이 사건에 현직 경찰관이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조작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이 경찰관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긴 싸움이 될 것 같았다”고 변명했다.

지난 6월 울산의 한 청소년문화센터 옥상에서 A(13)군이 투신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학교폭력 여부 등 진상을 파악했던 현직 경찰관 B경사는 “A군의 아버지가 유서를 조작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건발생 한달 뒤 A군의 유품에서 학교폭력을 암시하는 쪽지 여러장을 발견했다고 그의 아버지가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쪽지에는 “학교가 싫다. 무섭다. 애들이 나를 괴롭힌다”는 내용과 함께 가해 학생으로 지목할 수 있는 특정 인물 2명의 이름도 함께 적혀 있었다. 최근 A군 아버지는 자신이 큰 아들을 시켜 쪽지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 쪽지는 A군의 자살원인을 두고 아버지와 학교측이 팽팽하게 맞섰던 사건 흐름을 바꿔놓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아버지의 일방적인 주장이었던 ‘학교폭력’은 기정사실화됐고, 수사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현직 경찰관이 이 쪽지가 거짓이라는 사실을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그는 “조작된 쪽지가 사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묵인) 하지 않으면 긴 싸움이 될 것 같았다”며 사건 전개에서 ‘쪽지’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A군 아버지는 SNS에서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던 경북지방경찰청 문경경찰서 소속 B경사를 알게 돼 도움을 청했다고 했다.

A군 아버지는 “울산경찰청 앞에서의 1인 시위 등 여러 부분에서 B경사의 도움을 받았다”며 “B경사가 본청에 수사관을 요청하면 자신이 울산경찰청에 와서 도울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실제 B경사는 A군 아버지의 요청을 받아 본청 파견 형식으로 울산경찰청에서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A군의 사망사건을 조사했다. B경사는 A군이 학교폭력에 시달렸으며, 가해학생으로 같은반 학생 13명을 지목했다.

B경사는 울산경찰청 파견 전날 조작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B경사는 사건과 관련된 인터뷰는 물론 울산경찰청에조차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A군 아버지가 조작 사실을 털어놓은 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도 B경사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발뺌했다.

B경사는 “A군 아버지의 눈물을 모른 척할 수 없었고, 그 순간에는 경찰관이 아니라 같은 아버지의 마음이었다”며 “죄송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조사의 순수성과 신뢰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고서에도 학교폭력이 A군의 자살에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밝혔다”며 “어떤 의도를 갖고 수사에 임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문경경찰서 측은 “사건(A군 자살사건)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진상을 파악해 징계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경찰청은 해당 쪽지의 조작과는 관계없이 학교폭력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주성미 기자 jsm3864@iusm.co.kr

<저작권자 © 울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 수정 :   2017-08-13 21:54   김동균 기자
웹출판 :   2017-08-13 20:14   관리자
입력.편집 :   2017-08-13 20:03   정명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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