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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리 칼럼] 부동산대책 그만하고 시스템을 바꿔라

기사승인 2017.08.13  22:30:00

심형석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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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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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석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8·2부동산대책이 발표됐다. 6·19대책을 발표한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새로운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이유는 그만큼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일 것이다.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예상보다 강한 대책이 나왔다. 거래, 대출, 세금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한 압박이다. 국세청마저 머리띠를 둘렀다. 강남을 포함한 특정지역의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단다. 정부가 규제하려는 핵심 대상은 “재건축사업”과 “다주택자”들이다.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근원지를 잡아야하는데 재건축아파트와 다주택자들을 그냥 두고는 쉽지 않다는 인식이다.

정부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인식은 여전하다. 투기꾼들이 시장을 교란한다는 것이다. 두 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가 다시 주택을 구입하는 비중이 15년 이전에 비해 16년과 17년에는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반은 맞고 반은 맞지 않는 이야기다. 투기꾼들이 시장을 교란하는 것은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다. 허나 투기꾼들은 바보가 아니다. 투기로 인해 돈을 벌지 못한다면 할 일없이 돈 들여 시장을 교란할 이유는 없다. 지금 부동산시장이 투기꾼들이 움직이기에 좋은 여건을 제공해 주는 것이 더 문제란 말이다.

전 국민의 투기꾼화! 사실 지금 부동산시장은 너무 많은 투자자들이 너무 많은 곳을 몰려다닌다. SNS를 통해 부동산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떼로 몰려다니게 됐다. 풍선효과가 대전과 대구에서 발생할 거라는 건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정보다. 부동산대책이 나온 후 밴드엔 문재인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크다. 선진국에선 80~90%의 LTV로 주택 구입을 유도하는데 특정지역의 경우 우리는 이를 30%대로 묶어 놓았으니 욕을 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선진국의 대출제도와 우리의 대출제도는 천지차이다. 선진국은 기본적으로 LTV를 보지 않는다. 주택가격을 기반으로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반면 소득 변수인 DTI를 징그럽게 꼼꼼히 살핀다. 월세 임차인의 신용까지 체크하는 나라이니 두말하면 잔소리다. 우리처럼 소득이 없는 주부들이 떼로 몰려다니며 아파트를 사는 것은 선진국에선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전업투자자! 이런 말도 현실적이지 않다. 이런저런 면을 다 고려한다면 우리가 선진국보다 대출을 적게 해 준다는 불만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

매번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부동산에 목숨을 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미국이 한국의 동의 없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데도 우리는 관심이 없다. 세계 최고의 강심장을 가진 민족이다. 해야 할 일이 많은 정부가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이 대책이 먹히지 않아 재차, 2차 또 다른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이제는 그만했으면 싶다. 우리 부동산시장의 문제점은 강남 재건축이 아니다. 전 국민을 갭 투기꾼으로 만든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이를 고쳐야지 강남, 재건축, 다주택자 등 대중 영합주의 냄새가 풀풀 나는 이들을 조질 일이 아니다. 이런 측면에선 오히려 참여정부가 나았다. 후분양제도와 보유세 로드맵까지 만들었지 않았는가.

다주택자들의 경우 어떤 집을 팔까. 인기 없는 도심 외곽의 아파트들일 것이다. 가장 좋은 강남 재건축아파트는 이 정부가 끝나는 기간 동안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참여정부 때 종합부동산세라는 초유의 세금폭탄도 견뎠는데 이정도 대책은 우습게 여길 공산이 크다. 정부는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잡고 싶겠지만 특정지역 특정시기 특정정책은 언제나 풍선효과 등 부작용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이제는 잘못된 부동산제도를 바꾸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대책이 아닌 제도다.

보유세 상향, 후분양제 도입, 임대주택 등록제, 차주신용평가 등 할 일이 많다. 이런 제도들이 도입된다면 갭 투자하라고 해도 못한다. 돈도 빌려주지 않고 전세도 다 등록되어 있는데 어떻게 갭 투자를 하겠는가. 전 국민의 투기꾼화가 왜 발생했는지 그것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다시금 고민했으면 한다. 임시웅변 식으로 대응하는 포워드가이던스(정책예고제)가 아닌 선진 형 부동산제도의 로드맵을 시장은 절실히 원한다. 

심형석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저작권자 © 울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웹출판 :   2017-08-13 20:54   관리자
입력.편집 :   2017-08-13 20:30   노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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