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에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을 성인이 하루 126개까지 먹어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식품 당국이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민 중에서 계란을 가장 많이 먹는 극단섭취자 2.5%가 살충제 최대 검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설정해 실시한 살충제 5종의 위해평가에서 건강에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살충제 5종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에서 검출된  ‘피프로닐’, ‘비펜트린’,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 등 이다. 해외에선 이미 오래전 논란이 된 일인데 왜 이제서야 위해성 분석을 했는지 궁금하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계란 섭취량은 하루 평균 0.46개(27.5g)라 한다. 연령대별 극단섭취량은 1~2세 2.1개(123.4g), 3∼6세 2.2개(130.3g), 20∼64세 3개(181.8g)다. 이는 계란만을 먹은 경우뿐만 아니라 음식 재료나 빵 등 가공식품에 들어가서 섭취한 양까지 모두 포함한 양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전국을 혼란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는 ‘살충제 계란’의 위해성을 정부가 지나치게 과대 포장해 호들갑을 떨었다는 말인가. 이러다 보니 일부 농장은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는 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재검사를 요청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보완검사에서 플루페녹수론이 검출된 농장은 “계란을 판매할 목적으로 닭을 키운 게 아닌 만큼 살충제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항변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살충제를 뿌리지 않은 농가에서 살충제 계란이 나왔다고 하니 더욱 혼란스럽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민들의 불안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가 대규모 농장은 전수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소규모농가에서 생산되고 있는 계란은 확인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 분명 관리 사각지대까지 존재하고 있다.  정부가 모든 판매가 되는 계란은 식용란 선별포장을 통해 수집·판매되도록 의무화 하고 안전검사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관리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은 결국 식품 당국이 살충제 계란의 인체 위해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살충제 계란에 대한 사전 대처를 소홀히 했다는 뜻이다.  언제까지 모든 일이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분석하고 평가하는 사후약방문 행태가 반복돼야 하는지 안타깝다. 국민식품이라 할 수 있는 계란이 국민 안심식품이 되도록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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