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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은폐 급급한 학교 ‘제도적 한계’… 학폭위·전담기구 분리해야”

기사승인 2017.09.12  22:30:00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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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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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청소년 자살 예방’ 정책포럼]

동구 한 중학생 ‘학교폭력’에 자살… 피해자만 대안학교로
학교장 사건은폐·진상파악 나선 경찰에 뇌물 제공하려다 입건
학교전담기구·학폭위, 심리상담·교육·사건 조사까지 형식적
참여 위원 중복·축소 등 허점 투성이… 독립·객관성 보장돼야


◆동구·울주군 자살 중학생 모두 ‘학교폭력’ 피해자=지난 6월 동구, 7월 울주군에서 잇따라 자살한 중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방경찰청은 동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 A(13)군을 때리거나 괴롭힌 혐의(폭행 등)로 동급생 9명을 12일 울산지방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책상에 엎드려 있는 A군을 툭툭 치고 지나가거나, 모자를 잡아당기고, 점퍼를 밟기도 했으며, 다른 지역에서 온 A군의 말투를 놀리고, A군이 앉으려는 의자를 순간적으로 빼는 등 상습적으로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4월 28일 학교 창문으로 뛰어내리려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A군만 대안학교로 학교를 옮겼을 뿐,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학교는 사건 은폐를 시도했고, 학교장은 진상 파악에 나선 파견 경찰관에게 뇌물을 제공하려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학교장을 뇌물공여 의사표시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울주군의 한 중학교에 재학중인 B(14)군이 지난 7월 14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면에도 ‘학교폭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B군을 상습적으로 괴롭힌 동급생 7명을 울산지법 소년부로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B군의 뒤통수를 때리고,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B군을 엿보며 괴롭히거나,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로 창피를 주는 등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다.

◆심리상담·교육, 사건조사 모두 ‘형식적’=이들 두 사건에 등장하는 심리상담과 교육, 사건 조사는 모두 형식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열린 정책 포럼에서 경찰은 사건의 전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A군의 투신소동 후 진상 파악에 나선 학교폭력전담기구는 동급생의 진술서를 수차례에 걸쳐 받았다. 그러나 진술서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분석하지 않았고, 단순히 언급 빈도로만 가해학생을 지목했다.

24명의 학생들로부터 진술서를 받았다고 했지만, 경찰에 제출된 것은 21명의 진술서뿐이었다. 학폭위도 수차례 열렸다고 했지만, 회의록은 A4용지 2장이 채 남아있지 않았다.

이 진술서에서 ‘지나가다 아무 이유없이 때림’ 등의 행위가 상당수 등장했는데도, 이에 대해 별다른 문제 의식이 없었던 것도 지적됐다. 사안에 대한 보고 때부터 이를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장난’으로 두차례에 걸쳐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폭위 개최 여부를 A군의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은 점도 절차상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시 학교 측은 발송한 우편물이 반송됐는데도, 이를 발송하지 않았고, 학폭위 결과 통지서에는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이름이 뒤바뀐 채 기재돼 있었다.

B군의 경우는 자살 예방교육과 심리인성교육이 잘못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B군은 사건 전날 ‘마음나누기’라는 심리인성교육을 받았다.

평소 마음에 담아둔 서운한 점 등을 서로에게 털어놓는 시간이었고, 교사의 지도에 따라 B군은 가해 학생에게 속마음을 전달했다. 그러나 가해 학생은 분노했고, 곧바로 이어진 쉬는 시간에 교사의 지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심한 욕설 등을 들은 B군이 크게 우는 등 심리적으로 동요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자살예방교육도 학생 개개별의 심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이뤄져 심리적으로 불안한 B군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전담기구·학폭위, 독립성·객관성 확보해야=이날 포럼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것은 학교폭력전담기구와 학폭위의 역할과 제도적 한계다. 전담기구와 학폭위는 학교폭력을 가장 먼저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지만, 독립성과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폭력전담기구는 교감,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와 책임교사 등으로 구성된다. 학폭위는 교감, 학생생활지도 경력의 교사, 법조인, 학교전담경찰관(스쿨폴리스·SPO), 학부모대표 등 5인 이상 10인 이하로 이뤄져야 한다.

학교폭력전담기구는 최대한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사안을 조사하는 ‘초동조사 단계’의 역할을 담당한다.

학교폭력 여부, 가·피해학생과 그에 따른 조치 등을 심의·의결하는 것은 학폭위의 몫이다. 그러나 학교폭력전담기구가 심의·의결까지 진행한 의견서를 학폭위에 전달하고, 학폭위는 전담기구의 의견에 따라 결정만 맡고 있는 현실이다.

전담기구와 학폭위의 참여 위원이 중복되는 점도 독립성과 객관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A군의 사건과 관련해 학폭위는 교원 2명과 학교전담경찰관, 학부모 대표 2명이 참여했는데, 교원 2명은 전담기구에도 참여했었다.

심지어 학부모 대표는 가·피해 학생과 같은 반 학생의 학부모로 확인됐다. 학폭위에는 최소한의 인원인 5명만 참여했고, 과반수의 의견만 받으면 학교 측의 의도대로 충분히 좌지우지될 수 있는 구조였다.

이에 대해 학교폭력전담기구와 학폭위에 참여하는 위원을 철저하게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심지어 학교전담경찰관조차도 평소 학교와의 관계를 고려해 학폭위에는 해당 학교 담당 경찰관외 다른 경찰관이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이날 포럼에서 공유된 의견과 제도적 개선점 등을 정리해 교육부에 지침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주성미 기자 jsm3864@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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