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에 위협받는 한반도 안보
전술핵 재배치 검토 상황까지
독자적 무기 개발 필요 인식을

 

이한열시인·학교경영컨설턴트

지난 3일 북한은 6차 핵실험 강행 후 3시간 만에 “대륙간탄도로켓, ICBM 정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핵실험을 공식 발표했다. 이를 통해 북한은 전 세계에 자기들의 궁극적 메시지(핵보유국)를 던졌다. 북한 노동신문 논평은 ‘분수와 처지도 모르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운전석 운운한다’고 문재인 정부의 대화 제의를 비웃었다.

핵탄두·ICBM을 가진 북한이 우리를 속국처럼 무시하는 오만함이 넘쳐난다. 1주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은 “수소탄 발사 성공은 인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자찬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이 평양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술잔을 높이 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웃음이 지금 핵폭탄으로 둔갑해 우리의 머리 위에 놓였다.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가. 북핵 사태의 과정은 역대 한국 대통령들의 북한에 대한 무지와 환상이 나라의 안보를 붕괴로 몰고 간 철저한 국가 실패의 역사다. 

1991년 이전에는 한국에 핵(미군 전술핵)이 있었고 북한엔 핵이 없었다. 지금은 상황이 역전돼 5,000만 국민이 북한의 핵 인질이 됐다. 1991년 11월 8일 노태우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미군 전술핵이 한국에서 철수했다. 노태통령은 신년사에서 ‘우리의 자주적인 노력으로 핵의 공포가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려는 꿈에 큰 진전이 이뤄졌다’고 했다. ‘북한이 핵무기 제조 시설을 갖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정녕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김일성은 미군 전술핵이 철수한 것을 확인한 뒤 정원식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핵이 없다. 주한 미군 철수하라”고 했다. 모든 것은 북한의 완전한 기만 사기극이었다.

남북 비핵화 선언에 합의한 그날도 북한은 영변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있었다. 북핵에 속고 산 한국이란 나라의 바보드라마가 이어졌다. 김영삼 대통령은 북한이 핵폭탄을 만들고 있는데도 취임사에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 없다’ 고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우리에게도 새날이 밝아왔다. 분단과 적대에 종지부를 찍고 새 전기를 여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했다.‘북한은 핵을 개발한 적도 없고 능력도 없다. 내가 책임진다’는 그의 언급이 보도되기도 했다.

노무현대통령은 ‘북한 핵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했다. 그는 2006년에 ‘북핵 문제는 잘 관리해 나갈 수 있다’ 고 했다. 그 직후에 북한은 첫 핵실험을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북한에 핵무기가 있어도 한국이 우월적 군사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4차원적인 주장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유화적인 대북정책이 문제’ 라고 비판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안보상황이 급변하자 박근혜정부에서 시행했던 사드 배치를 426일 만에 임시배치 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리의 핵무기 개발 보유주장에 찬성한다’는 답변은 60%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에서는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10명 중 7명(68.2%)이 찬성하고 있다. 한반도 안보 상황이 6차 북핵으로 위급해지자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검토를 심각하게 거론했다. 그런데 정작 문재인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에 대응해서 독자적 핵개발이나 전술핵 재반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해방 이후 우리는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 협력 속에서 지금의 괄목할 성장과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당장 핵폭탄이 언제 떨어질 지도 모르는 풍전등화 속에서 불안을 안고 살아야 한다. 미군 철수니 사드 반대니 하는 배부른 시위나 북한에게 ‘대화’를 구걸 하는 몽매한 소리도 사라지게 됐다. 이스라엘이 주변 아랍국들 속에서도 살아남아 위상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은 핵무기를 가졌기에 가능했다. ‘평화는 강자의 특권이다. 약자에게는 평화를 누릴 자격이 없다’ 라는 처칠의 말이 새삼 와 닿는다.

핵은 핵으로만 억지할 수 있다는 진리를 평범한 국민들도 안다. 북한이 비핵화를 깨트리고 핵실험으로 겁박하는 마당에 우리 정부가 비핵화를 고집하는 것은 코미디다. 지난 12일 유엔의 제재를 “썩은 그물보다 못한 제재” 라고 비웃으며 “믿을 건 핵무력 뿐” 이라는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이 땅을 물려주며 지켜나가는 방법은 딱 하나 뿐이다. 어떤 고난과 제재가 따르더라도 독자적 핵무기를 개발하는 길이다. 핵보유국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동북아의 지정학적 위치에서는 이 전략만이 영원히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문 대통령 자신의 말처럼 “6.25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겐 핵무장으로 살 길을 찾는 것만이 최우선이고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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