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 직접 매표·공영주차장 등 승하차 공간 확보 고심
“시민불편 최소화… 가현산업개발측과 협의할 내용 없다”
 운영사 “市 상황 외면… 진전없을땐 폐쇄·면허반납 계획”

 

 

 

울산시 울주군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전경. (울산매일 UTV 자료사진)

▷속보=10월 1일 울산 울주군 언양시외버스터미널 폐쇄(본지 9월 21일자 1면 보도) 예정일을 열흘가량 앞두고 운영사와 울산시의 대립각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21일 울산시와 울주군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언양시외버스터미널 폐쇄에 대비한 수송대책을 논의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승객들의 승하차 공간을 찾는 것이다. 
터미널의 주요 역할은 매표와 승하차다. 임시라도 승객들이 버스를 타고 내릴 공간만 확보되면 한숨은 돌릴 수 있게 된다. 

버스 기사들이 직접 매표를 하면 다소 불편은 하더라도 ‘대혼란’은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인근의 공영주차장 등을 포함해 여러 장소를 검토하고 있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비상 수송대책을 수립하는 데는 기존 ‘원칙’에서 한발짝도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이다. 

운영사인 (주)가현산업개발 측이 예고한대로 폐쇄를 강행하면 재고(再考)의 여지 없이 계획에 따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폐쇄가 예고된 터미널을 두고 울산시와 가현산업개발 측의 ‘협의’는 사실상 없었다. 면담은 했지만, 터미널 폐쇄를 강행할 경우 면허 취소 등 뒤따르는 조치를 설명하는 수준이었다.
울산시는 가현산업개발 측과 협의할 별다른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가현산업개발 측이 터미널을 폐쇄하겠다고 통보만 했을 뿐, 실질적으로 면허 반납과 관련된 서류도 접수되지 않았고, 별다른 협의 사항도 없다”며 “서류가 접수되도 ‘반려’할 방침이고, 당초대로 도시계획시설을 준공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울산시의 태도에 가현산업개발 측은 적잖게 당혹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특혜’로 비춰질 수 있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경영상의 어려움과 울산시의 역할을 강조했다.

가현산업개발 측은 “터미널을 이전하려 38억원에 매입(낙찰)했던 옛 한국도로공사 영남지사 부지도 매각 처분하려고 내놓았다”며 “회사는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남은 자산을 처분해 버텨보려는데, 울산시가 이 모든 상황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울산매일 UTV 자료사진)

상황이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가현산업개발 측은 10월 1일부터 터미널을 폐쇄하고 면허 반납과 관련된 서류를 추후 접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은 지난 1986년 1월 자동차정류장으로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받고, 1989년 12월 실시계획인가와 사업시행자지정이 이뤄졌으나 전체 계획부지(4,950㎡) 중 일부(3,643㎡)만 터미널로 임시 사용하는 ‘미준공’ 상태로 28년간 운영됐다. 

최근 터미널 이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울산시가 도시계획시설 결정 당시 원안대로 우선 준공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가현산업개발 측은 1,307㎡ 부지에 대한 보상협의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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