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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처용문화제 50년, 남겨진 것과 가져가야 할 것들

기사승인 2017.10.12  22:30:00

이형조 전 울산시 문화관광체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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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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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역사 처용문화제
유망축제에도 선정 못돼
문화 가치 인식 우선돼야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기관·단체가 주관하는 소규모 행사에서부터 지자체가 주관 또는 후원하는 큰 축제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활동하기 좋은 봄과 가을에 집중해서 열리고 있다. 울산의 가을 대표축제인 제51회 처용문화제가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태화강대공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처용문화제는 울산문화재단이 주관해 축제 성격과 내용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기에 시민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축제의 성격을 처용의 전승 보전과 참가자 중심의 전통 민속 문화축제로 설정하고 처용설화 이야기,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처용무 원형재현, 포용과 화합, 평화와 안녕 등 테마로 구성해 ‘처용으로 하나 되는 울산’의 미래창조도시 희망을 그려낸다고 한다.

처용문화제의 모태는 1967년 시작된 공업축제다. 울산의 발전상을 국내외에 알리고 애향심을 시민정신으로 승화시켜 새로운 전진을 다짐하는 장이었다. 하지만 노동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은 축제참가에 대한 부담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1991년 축제의 이름을 처용문화제로 바꾸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처용문화제라는 명칭을 이유로 종교적 문제로 논란이 계속됐고, 2007년 제41회 처용문화제 부터 정식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월드뮤직이 가미되면서 정체성 문제도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해 50주년을 맞은 처용문화제는 과거 어느 해보다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가가 있었다. 그동안 달동 문화공원에서 열렸던 축제 장소를 시민 접근성이 좋은 태화강대공원으로 옮겼다. 처용탈을 쓰고 마음껏 막춤을 추는 ‘막춤 아트페어’와 처용탈 체험 등은 축제 속에 처용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없앴고 문화제 50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자료관도 인기를 끌었다. 폐막식에는 모든 시민이 예술인들과 함께 춤을 추는 대동 춤판으로 진행해 처용 문화가 오늘날에 남긴 예술적 가치, 즉 문학(처용가)과 음악(처용악), 무용(처용무), 미술(처용탈, 처용복식) 등이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50년의 처용문화제를 통해 아쉬운 점은 반세기에 걸쳐 개최해온 울산의 대표축제라고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평가에서 유망축제에도 선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울산시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갈등을 빚고 있는 축제가 외부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축제, 자발적인 참여로 화합하고 단합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축제가 발전하기 위해 몇 가지 고려사항을 제안한다.

우선,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처용무는 2009년 9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로서 궁중무용 가운데 유일하게 사람형상의 가면을 쓰고 추는 춤으로 가면과 의상·음악·춤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인 것이다. 처용무는 인류문화 다양성의 원천을 보여줬고 인류의 창의성을 증명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 이유다. 처용의 귀중한 문화요소를 선점한 만큼 잘 가꾸고 다듬어서 세계적인 문화축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과 학계, 종교계 등 시민들의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축제 장소성의 문제다. 울산에는 ‘처용설화’의 흔적이 적지 않다. 개운포와 처용마을, 처용암, 망해 사까지 ‘처용설화’에 전해지는 이름이 지금도 존재하며 사실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곳들과 함께 해안을 따라 기반시설이 잘 정비된 장생포를 축제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축제콘텐츠 구성이다. 2014년 한양대 이희수 교수의 저서 ‘쿠시나메’라는 책이 발간돼 처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쿠시나메는 7세기 중엽 통일신라전 후의 신라를 다룬 페르시아 구전서사시로 한국과 이란이 최소한 1200년에 걸쳐서 교류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문학작품이다. 이란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고 이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많다고 하니 처용문화제에 이들을 초청하고 가상현실 체험과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제작해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 직하다. 이러한 문화적 콘텐츠를 바탕으로 이란과의 교류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경주가 이란과의 문화교류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니 처용설화의 고향이자 쿠시나메와 여러모로 연관이 있는 울산시도 이란과 문화, 경제 교류를 서둘러야 한다.

올해는 울산문화재단이 출범해 그동안의 논란들을 불식시키기 위해 축제의 성격과 프로그램들을 새롭게 구성했다. 울산만의 특색 있는 문화자원이기에 유·무형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야 한다. 전통 민속문화축제로 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축제로 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축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도록 시민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 대화합의 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형조 전 울산시 문화관광체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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