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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사우디 여성운전

기사승인 2017.10.12  22:30:00

김병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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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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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도로에 나타나면 남자들이 자동차 운전에 집중할 수 없다. 여자가 자동차 운전을 하면 난소가 파괴된다.’ 세계 최악의 여성인권 후진국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다양한 이유를 내세우면서 여성의 자동차 운전을 금지해온 나라로 유명하다.


‘우먼 투 드라이버’ 운동을 벌여온 사우디 여성 알샤리프는 2011년 남장(男裝)을 하고 자동차 운전하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려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비난과 협박에 시달리다 새벽에 들이닥친 경찰에 연행돼 수감됐다 풀려난 후 호주로 떠났다. 


“여성은 중요한 자산이다.” 탈석유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지난해 개혁 정책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달라지고 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드디어 “여성의 운전을 허용한다’는 칙령을 내렸다. 


여성이 운전대를 잡고 ‘이슬람 성지(聖地)’ 메카 도로를 내달리는 모습을 내년 6월 말쯤 볼 수 있게 됐다. 여성 운전 허용 발표가 난 날 알샤리프는 “역사적인 날이다. 고국으로 돌아가 합법적으로 운전하겠다”고 밝혔다.


‘도로는 이제 당신 것’이라는 등 사우디 ‘여심(女心)’을 붙잡기 위한 자동차 회사들의 광고 카피가 현란하다. 인구 2,900만 명의 사우디는 65% 가량이 30세 이하다. 이 가운데 20세 이상 여성이 외국인을 포함해 1,000만 명에 이른다. 여성운전면허가 발급된다면 자동차 시장은 폭발적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누리며 호화로운 삶을 이어온 석유강국 사우디는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여성들의 운전이 신성장동력의 열쇠가 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사우디 여성들은 여전히 남성 보호자의 허락 없이는 사업을 시작할 수도, 취직할 수도 없다. 결국 남성 후견인 제도를 없애지 않는 이상 사우디 여성들은 남성의 소유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여성 운전 허용 이후 사우디 여성들이 어느 정도 자신의 운명을 운전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김병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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