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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칼럼] 성희롱 문제, 방관자가 아닌 조력자 되자

기사승인 2017.11.14  22:30:00

김종점 울산여성회부설 북구가정폭력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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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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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관계서 비롯된 성희롱…직장인 절반이 경험
피해자들 오랜 시간 사회적·정서적 고립 겪어
잘못된 직장문화·성의식 바꾸기 위해 노력을

 

 

헐리웃 영화계의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을 계기로 지금 세계는 유명 정치인, 영화인들 사이에 성추행 피해를 고발하고, 성추행 가해를 고백하는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영화계에서도 남자배우의 합의되지 않은 연기로 인한 성추행을 고발한 한 여배우가 있었다. 그 남배우는 감독과 논의가 된 장면이라고 반박을 했고, 그 영화의 감독은 “그 장면에 대해 직접적인 연기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슬그머니 방관자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성희롱 사건은 영화계 뿐만 아니라 어느 조직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한샘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을 비롯해 막혀 있던 댐이 터지듯 수 많은 성희롱 사건이 최근 사람들의 입을 통해 오르내리고 있다.


성희롱을 포함한 성폭력은 권력관계에서 발생하곤 한다. 특히 직장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사건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성희롱 실태분석과 형사정책적 대응방안 연구’에서 직장인 1,150명(여성 698명, 남성 452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피해 경험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여성은 2명 가운데 1명꼴인 52%, 남성은 38%가 성희롱 피해를 호소했다. 매년 경찰청이나 고용노동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내 성희롱 피해건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3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2015년)에서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78.4%가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이유로 여성은 50.6%(복수응답)가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남성은 대체로 ‘큰 문제가 아니어서’라고 인식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왜 그 많은 피해자들은 참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을까? 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보았을까? 여기에는 우리사회의 성의식을 포함한 직장내 문화, 그리고 우리사회의 권력구조를 타고 흐르는 여성에 대한 잘못된 시각이 존재한다. 직장이라는 조직은 상하 지위체계가 분명한 구조이다. 권력의 상층과 그 상층의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는 하층이 분명히 존재한다. 업무와 관계없는 상관의 행동도 직장문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넘어간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신체적 접촉에 직원간 친목 도모 핑계를 대면서 항의하는 직원에게는 사회생활을 잘 하지 못하는 이상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딱지를 붙인다.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2차 피해를 통해 피해자가 직장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들거나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이같은 행위로 인해 성희롱 피해자 70% 이상이 심리적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퇴사한다(2017, 서울여성노동자회 ‘직장내 성희롱이 피해자 심리정서에 미치는 영향과 성희롱 문제제기로 인한 불이익 실태조사’).


가해자는 사소한 해프닝으로 여길지도 모르나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 심리 정서적 피해를 경험한다. 폭력의 현장에서 가장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둘러 싸고 있는 주변인들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고 있다면 우리 모두는 방관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방관자는 어느새 피해자와 가해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방관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성희롱 피해를  막는 조력자가 될 것인가? 

김종점 울산여성회부설 북구가정폭력상담소장

입력.편집 :   2017-11-14 21:04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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