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 전문가
자문 거쳐 대부분 낙서 제거

지난 9월 대형 낙서로 얼룩졌던 사적 153호 울주 언양읍성이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16일 울주군에 따르면, 이번 복원은 울산시와 울주군, 문화재청 관계자가 나서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 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쳐 대부분의 낙서를 제거했다.
 

지난 9월 발견된 언양읍성 낙서.

 

언양읍성의 낙서를 지우는 모습.

 

낙서가 다 지워져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사적 153호 언양읍성.

문화재청이 사전테스트 진행과정과 복원방법 검토 과정에 참석했고, 보존처리전문업체가 11월 초까지 가루분사 방식으로 낙서를 지웠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보존처리는 지난 2011년 천전리 각석 낙서 사건과는 달리 복원된 곳에 낙서가 돼 있었기 때문에 복원처리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재운 문화재청 보존정책과 울산 사적관리담당자는 “천전리 각석과 달리 옛 원형이 그대로 전해온 것이 아니고, 최근 복원된 문화재라 큰 애로사항 없이 전문가 의견을 받아 처리가 잘됐다”고 밝혔다. 

보존처리를 주도한 울주군은 언양읍성의 규모가 다른 문화재에 비해 매우 넓은 상황이라 현재의 CCTV 설치와 낮 시간 관리인 배치 외에 주야 관리인 배치 등과 같은 추가적인 보안대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방성연 울주군 학예사는 “유성 래커 등 낙서재료에 대한 정보를 경찰에 제공받고, 현상변경허가 등이 순탄하게 잘 진행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잘 처리가 됐다”며 “보존 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여러 보안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향토사학자는 “언양읍성에 낙서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 황당해 거짓말인 줄 알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문화재를 대하는 국민들의 의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언양읍성은 평지에 네모꼴로 만들어진 보기 드문 평지성으로, 처음에는 흙으로 성을 쌓았던 것을 연산군 6년(1500)에 현감 이담룡이 확장해 돌로 다시 쌓았다. 

전국의 중요 읍성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던 14〜15세기의 축조방법을 보여, 고려 말기부터 조선 초기에 나타나는 축성법 변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한편 언양읍성 낙서는 지난 9월 28일 오전 발견됐다. 성벽 약 70m가량에 붉은색 래커로 쓰인 두 줄의 낙서에는 ‘우주 신이 다가온다', ‘미국은 신이 아니다' 등 종교적인 색채와 미국을 비하하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낙서가 발견되자 울주군과 경찰은 읍성과 인근 주택가 등의 CCTV를 확보하는 등 즉시 조사에 착수해  박 모(42)씨를 문화재관리법 위반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 

수사결과, 박 모 씨는 지난 9월 27일과 28일 새벽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언양읍성 성벽 4곳뿐 아니라 인근 초·중·고등학교 벽면,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70여 대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는 현재 구속기소 의견으로 경찰에 송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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