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민주 대표,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면담
“트럼프, 車산업 호황기 이끈 백인 지지층 관리 위해 무리한 주장”
 현재 국내 생산 美 수출 차량 미국산 부품 비중 거의 ‘제로’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수출 한국산 자동차에 미국산 부품을 더 사용하라고 요구할 전망이어서, 현실화된다면 울산지역 부품업체들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미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자동차 업체가 국내에서 제작하는 미국 수출 차량에 대해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15일 미국 현지 기자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목표로 자동차 산업 호황기에 대한 향수를 가진 백인 지지층을 관리하고 있다”며 “그래서 자동차 부품을 미국 내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이라면서 개리 콘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과 면담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한미FTA에는 한국산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미국산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

통상 한미FTA를 포함한 FTA에는 협정국 간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자동차 등 완제품의 구성품 일부를 협정국 내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역내가치포함비율’ 규정이 있다.

하지만 협정국 중 특정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례적이다.

NAFTA에도 이런 조항은 없지만, 미국은 이번 NAFTA 개정협상에서 실제 이런 요구를 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만든 자동차를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려면 자동차 부품의 62.5%가 이들 3개국에서 생산돼야 한다.

이는 중국이나 한국 등 NAFTA 협정국이 아닌 제3국에서 만든 부품을 단순히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조립만 해 무관세로 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은 이 비중을 85%로 늘리고 동시에 자동차 부품의 50%를 미국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 대표의 발언대로라면 미국이 한미FTA에도 비슷한 조항을 신설하자고 주장할 수 있다.

미국은 한국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미국산 부품 비중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집계한 보고서를 보면 엑센트,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쿠페, 아이오닉, 투싼 등 현대차가 한국에서 수출하는 모델은 미국산 부품 비중은 거의 없다. 0~3% 정도다.

싼타페 스포츠(51%), 쏘나타(46%), 엘란트라(26~31%) 등 미국 공장에서 만드는 모델만 미국 부품 비중이 높다.

지역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한미FTA 개정으로 미국산 부품 조달 조항이 신설되면 현대차는 관세를 내거나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미국산 부품을 수입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납품업체들에 큰 손실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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