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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밤 음란 사이트 뒤져요" 디지털 성범죄 끝없는 고통

기사승인 2017.12.06  10:43:43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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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아닌 포르노 여배우, 문란한 여성으로 보는 것 같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1. A씨는 자신의 동영상 유출이 의심되기 시작한 뒤부터 '망상'에 시달리고 있다. 일하며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알아보고 수군대는 것 같이 느껴졌다. 영상 유출을 확인할 길마저 없어 A씨의 두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A씨는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매일 음란물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2. 몇 년 전 화장실에 누군가 설치해놓은 몰카에 찍힌 B씨. 급하게 영상을 지워주는 업체에 수백만 원 주고 관리를 맡긴 뒤 한동안 B씨의 영상은 사라진 듯 보였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얼마 전, B씨는 자신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한다. '이름', '나이', '직업'까지 노출된 B씨는 극단적인 선택마저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보내고 있다.

디지털 매체로 이루어지는 성범죄 피해자들은 "모든 사람이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자살하고 싶다.", "매일 야동 사이트에 들어간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 사이에서는 얼굴까지 노출된 피해자들이 신체만 노출된 피해자를 부러워하는 상황까지 생기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김보화 책임연구원은 "비동의영상물은 한 번 유포되면 계속 재유포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5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재유포될 수 있다는 것이 피해자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때로는 유포되지 않는다 해도 유포 협박만으로 피해자들은 대인기피, 사회생활의 어려움은 물론 불안과 공포에 떨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 속에는 '문란한 여성'으로 비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다.

"본인의 영상물을 찾아내고 삭제하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사람들이 나를 성폭력 피해자가 아닌 포르노 여배우, 문란한 여성으로 보는 것 같다는 두려움을 호소한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비동의 촬영, 유포 행위 역시 성폭력 범죄인데 직접 신체에 가하는 성폭력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해자들은 '피해자'가 아닌 경우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 서승희 대표는 "우리를 찾아오는 피해자분들은 치마 속 다리 사진 위주의 몰카보다 리벤지포르노, 비동의 성적 촬영물 피해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성적 촬영물 유포 협박을 당하고 있거나 본인이 유포된 것을 찾아서 경찰 신고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사성을 찾는 피해자는 하루에 2~3명으로 한 달에 최대 100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피해자들은 주로 '지인'을 통해 자신의 영상이 노출된 사실을 알게 된다.

서 대표는 "보통은 자신이 직접 유출 사실을 알기는 굉장히 어렵다"며 "아주 친한 지인이 피해자가 상처 받을까 봐 익명으로 피해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영상이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 "포르노, 음란물 말고 디지털 성범죄라 불러주세요"

디지털성범죄아웃(DSO) 하예나 대표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포르노는 한국에서 음란물이란 의미인데 음란물은 상대가 나를 자극하고 흥분케 하는 유혹한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이어 "너무 남성 중심적이고 가해자 시점의 폭력적 단어"라며 "리벤지 포르노, 음란물, 포르노도 단어 자체에 문제가 있어 가해행위를 규정하려는 노력 끝에 만들어진 단어가 디지털 성범죄"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 종류는 자신도 모르게 가해자에게 '불법 촬영'을 당하는 경우와 가해자의 촬영은 인지했지만, 촬영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인 '비동의 촬영', 촬영은 동의했지만, 유포 또는 유포 협박으로 인한 피해의 경우인 '동의한 촬영'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또 '피해자가 자진 촬영해 전송한 경우'나 '동의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등도 있다.

노컷뉴스

웹출판 :   2017-12-06 10:43   고태헌 기자
입력.편집 :   2017-12-06 10:43   고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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