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떼성 단체행동에 고객·협력업체가 피해 입어
품질·생산물량 볼모 파업 더이상 안통하는만큼
적극적으로 교섭 나서 최선의 결과물 도출해야

 

최장락 부국장·취재2팀장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좀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노조 파업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 7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번주 5일 동안 파업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11일 3시간, 12~15일 각각 4시간 부분파업 진행하고 12일에는 완성차 공장, 13일에는 간접 공장에서 부분파업, 14~15일에는 모든 공장에서 부분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회사에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을 포함한 일괄 제시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파업 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현대차 경영실적은 치열한 글로벌 시장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수 년째 뚜렷한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이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며 지난 해 5%대로 반토막이 났다. 

현대차는 2017년 3분기까지 글로벌 시장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대비 6.0% 감소했다. 2017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8.9%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5.3%로 전년 동기대비 0.7%p 하락했다. 11월 판매실적도 전년 동기대비 10.4% 감소하며 여전히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쉬운 협상은 노조가 원하는 대로 주고 빨리 끝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협상이 끝나지 않은 것은 경영실적을 무시한 노조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파업 압박에 회사가 굴복하지 않고 경영실적에 따른 임금인상 등 원칙대응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수 년 전부터 경영실적과 연동해 임금·성과금 지급 규모를 결정해오고 있다.

노조의 파업은 12∼13일 양일간 완성차 파업, 엔진·변속기 등 간접부문 파업 등 구분해서 진행하는 순환파업 형태를 띄고 있다. 특히 간접부문 순환파업으로 부품조달이 적기에 안되면 완성차 공장 생산라인은 멈추게 된다. 노조가 이점을 노린 듯 하지만 회사는 순환파업과 연동되어 중단되는 완성차 공장 직원까지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경우 고용노동부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타당하다는 행정해석을 내린 바 있다. 

아울러 회사는 노조의 ‘파업기간 특근 유지’ 결정에 정규 근무시간에 파업하고 파업으로 인한 임금손실을 특근을 통해 만회하려 한다는 외부 비난과 오해를 받지 않도록 파업기간 중 특근을 취소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통상적으로 노조는 파업기간에 특근을 거부해왔다. 노조의 파업기간 특근유지 결정은 노조 내부에서조차 효과도 없는 이상한 파업으로 내몰리는 분위기다.

노조는 최근 유인물을 통해 월차 휴가 등으로 비어 있는 공정에 촉탁계약직 투입을 금지하고 해당 공정의 작업을 그냥 흘려 보내라는 지침을 내렸다. 현대차는 산재, 휴직 등 결원이 발생하는 한시적 공정에 노사 합의로 촉탁계약직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 휴가로 비어 있는 공정의 작업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냥 흘려 보내라는 노조의 지침은 차량 품질을 볼모로 생산라인을 세우겠다는 의도로 비춰진다. 기간제법은 사용기간에 대한 제한(2년 초과 금지)은 규정하고 있으나 사용가능 직무 등에는 제한이 없어 노조의 불법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회사는 “노조 파업은 회사 경영을 더욱 악화시킴과 동시에 고객과 협력업체에도 피해를 확산시키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다”라고 반발하며 “노사가 함께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시점에 노조가 파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교섭을 통한 최선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회사는 순환파업, 파업기간 특근유지, 촉탁계약직 투입 방해 등 노조의 변칙적 투쟁에 여느 때보다 강경하게 원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생산이 아무리 급해도 기본과 상식까지 어겨가며 생산물량을 만회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불합리한 요구에 대해선 아무리 생떼를 부리고 파업을 벌여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노조에게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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