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서 의식잃은 20대 여성 목숨 구한 화봉고 최지원·문동현군

도움 요청에 5분간 심폐소생술
119 도착후 현장서 이송 도와
보호자가 사연 올리면서 알려져
화봉고, 학생들에 표창장 수여

화봉고등학교 최지원(오른쪽)·문동현 학생은 지난 11일 의식을 잃고 쓰러진 20대 여성을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구해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임경훈 기자 qtm0113@iusm.co.kr

울산의 고등학생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20대 여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화봉고등학교 최지원(17), 문동현(17)군. 

15일 학생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1일 오후 3시 20분께 미용실에서 ‘도와달라’며 뛰쳐나오는 여성을 목격했다. 다급한 상황임을 감지한 학생들은 곧바로 미용실로 들어갔고, 현장에는 20대 여성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당시 현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사람들이 어찌할 줄 몰라 무작정 여성의 가슴만 치고 있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판단한 최군은 쓰러진 여성에게 다가가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문군도 환자의 기도확보를 돕고, 마사지를 했다.

이들은 약 5분간 심폐소생술을 이어갔고, 쓰러진 여성은 조금씩 의식을 찾길 시작했다. 이후 119구조대가 도착했고, 학생들은 끝까지 현장에 남아 이송을 도왔다. 

이들의 선행은 환자의 보호자가 울산시청 ‘칭찬합니다’ 게시판에 사연을 올리면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보호자 김태림씨는 “거품을 물고 숨을 안 쉬고 있는 상태에서 학생들이 갑자기 뛰어 들어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덕분에 다행히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꺼져가는 생명을 구하고도 홀연히 사라진 탓에 고마움을 전할 길이 없어서 사연을 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은 미용실 CCTV 영상.

최군과 문군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심폐소생술 때문이다. 특히 최지원군은 지난해에도 심폐소생술로 쓰러진 친할머니와 친구를 구한 경험이 있어 보다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최지원, 문동현군은 “현장을 목격하고 당연히 도와야겠다고 생각해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며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아 망설이지 않고 환자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순간 겁나기도 했지만, 환자가 무사히 생명을 구할 수 있어 다행이다”며 훈훈한 감동을 전했다. 

화봉고등학교 관계자도 “지원군과 동현군은 평소에도 행실이 바르고 모범을 보였다”며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 덕분에 생명을 구해서 더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화봉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표창장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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