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보다 20만원 추가 2차 잠정합의안 노조원 61% 찬성
노사 상견례 후 9개월만에 타결 조인식…사상 첫 해 넘겨
24차례 파업 등 8만9,400여대 생산 차질…상처만 남아
울산시 “환영…노사 합심 위기 극복·경제 활성화 매진을”

1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2017년도 임단협 타결 조인식에서 윤갑한 사장(오른쪽)과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노사 관계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교섭을 이어오던 현대자동차 노사가 2017년 임금·단체협약을 마무리지었다.

16일 현대자동차 노사는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단협 타결 조인식을 열었다. 지난해 4월 2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약 9개월만에 종료됐다.

노사는 △기본급 5만8,000원(정기·별도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300%+320만원(복지포인트 20만원·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에 합의했다. 2021년까지 사내하도급 노동자 3,500명을 특별고용하고, 사내하도급과 직영 촉탁계약직 50%를 지속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노사공동협의체를 구성하고, 앞으로 3년간 사회공헌 특별기금 30억원을 적립하는 등 내용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전날 노조는 이같은 안을 담은 2차 잠정합의안을 두고 전 조합원 4만9,667명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벌였다. 

4만6,082명(투표율 92.78%)이 투표에 참여했고, 2만8,138명(61.06%)의 찬성으로 합의안은 가결됐다. 

당초 노사는 지난달 19일 기본급 5만8,000원과 성과급 300%+300만원(복지포인트 20만원 포함) 등을 담은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2만2,611명(50.24%)의 반대로 부결됐다. 찬성은 2만1,707명(48.23%)에 그쳤다. 이후 교섭 파행을 빚던 노사는 최근 추가 교섭 끝에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2차 잠정합의안에는 앞선 안보다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만 추가됐다.

이번 임단협은 노사 모두에 상처만 남겼다는 평가다.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사는 1987년 노조 설립 이래 ‘해를 넘긴 교섭’을 이어가는 상황을 마주했다. 30년 노사 역사상 처음 벌어진 일이었다.

노조의 협상 카드인 ‘쟁의’는 회사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24차례 파업을 벌였고, 4차례 특근을 거부했다. 회사는 8만9,400여대, 1조8,900여억원 상당의 생산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성 인상안을 손에 쥔 조합원들도 피해는 마찬가지다. 특히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5일에 걸쳐 4~6시간씩 총 22시간 파업을 벌였는데, 조합원당 임금 손실액이 2차 잠정합의안에서 추가로 받아낸 ‘20만원’ 상당보다 훨씬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 조합원은 “단순히 계산해도 평균 22만원 이상 임금 손해를 봤는데, 20만원 더 얻어내려고 그렇게 파업을 한거냐”며 “해를 넘겼고, 더 나은 제시안이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찬성표를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를 보면 1차 잠정합의안에 ‘반대’했던 조합원 6,400여명이 2차 잠정합의안에는 ‘찬성’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현대차 임단협이 마무리된 데 대해 울산시는 이날 환영 입장을 밝혔다. 울산시는 “울산 시민들은 물론 노사정이 모두 노심초사하며 기다려왔기에 더욱 기쁜 마음으로 임단협 교섭 타결을 환영한다”며 “장기간 이어왔던 노사갈등의 아픔을 빠른 시일 내 봉합하고 노사가 합심해 경영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진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울산시도 산학연관 협력을 통한 미래자동차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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