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업체 해양플랜트 발주 늘어
경기부양 효과… 선박 수요 증가

유가상승 가속 정제마진 감소
정제마진 배럴당 5달러대 ‘뚝’

국제유가가 3년 만에 70달러 고지를 넘어서면서 조선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정유사들은 유가 상승으로 실적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하락해 울상을 짓는 등 울산지역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물 가격은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70.26달러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2014년 12월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장중 64.81달러까지 치솟아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이 같은 상승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효과 때문이다. 지난 13일 이라크 자바르 알루아이비 석유장관이 감산 합의가 시장 안정에 기여했으며 앞으로도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어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가 감산 동참에 화답한 것이 상승세를 부추겼다. 

브렌트유가 올해 80달러까지 올라 갈 것이라는 등 유가 전망은 속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최악의 위기를 겪은 조선업계가 최근 유가 상승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오일 업체들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고, 이후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로 관련 선박 수요가 증가할 수 있어서다. 

실제 유가 상승전망에 현대중공업은 수주 절벽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여 잡았다. 

앞서 2015년 말부터 조선업계는 유가 급락으로 심해 시추선 등 해양플랜트 발주가 뚝 끊기면서 수주 절벽에 직면해 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의 구조조정으로 몸무게가 가벼워진 국내 조선업체들에 만약 국제 유가가 날개를 달아준다면 기술력을 앞세워 빠른 시일 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호황을 누린 지역 정유 업계는 가파른 유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단기적으로 재고 평가 이익이 개선되지만, 현재는 유가 상승 속도가 빨라 정제 마진 감소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정제 마진은 정유사들이 원유를 정제해 남긴 이익을 말하며 실적과 직결된다.

실제 국제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정제 마진은 손익분기점 부근인 배럴당 5달러대로 떨어졌다.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지난해 정제 마진의 꾸준한 상승세가 있었다. 지난해 평균 정제 마진은 7.1달러였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올라간 데다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 상승,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물량 확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정제 마진 하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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