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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행복의 함수관계

기사승인 2018.02.13  22:30:00

정은영 울산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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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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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지표 행복 수단으로 삼는 
현대인 가치 기준은 불행의 씨앗

작은 일에 감사·만족하며 살아야
 

정은영울산문인협회장

내일 모레가 설이다. 엊그제 역전새벽시장은 설을 앞두고 상차림을 위한 발길이 분주했다. 영하 8도를 오르내리는 추위가 전신을 얼어붙게 만드는 데도 사람들은 친지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얼굴이 환하다. 행복해 보인다. 
행복이 무엇일까. 설을 앞두고 행복이라는 두 글자를 화두로 새겨본다. 사람들은 행복을 자기중심에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스님의 에세이집에서 읽은 한 문장을 소개하면, 첩첩산골에서 10여년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전기도 없고 길도 거의 허물어져서 초행자는 자칫 길을 잃기가 쉬울 만큼 발길이 끊어진 외딴 곳이었다.

이 곳에 사는 사람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이 소문을 들은 어떤 사람이 자기도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겨우겨우 물어서 이 곳을 찾아갔다고 한다. 찾아가면서도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도착해서 이런 저런 사정을 말하고 당분간 함께 거처할 것을 요청해서 승낙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나 행복을 찾아서 간 사람은 사흘을 채 넘기지 못하고 몰래 산을 내려오고 말았다고 한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불편했다. 전기도 없고 화장실도 재래식이고 기타 등등, 한 사람은 그것이 행복이라고 여기며 10년을 넘게 거뜬하게 살고 있으나 또 한 사람은 그곳이 견디기 어려운 지옥의 공간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현대인에게 행복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삶에서 스스로 만족하며 살 줄 아는 지혜의 터득이 필요하다. 똑 같은 떡이라도 상대방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욕심이라는 것이 늘 존재하고 있음이다. 사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모두들 행복해지기 위해서 열심히 산다고 하지만 결국은 불행해지는 지름길을 열심히 선택한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나는 스스로 행복해지는 나만의 방법을 선택해 실천하려고 노력중이다. 그 중 하나의 방법은 헌책방을 자주 들락거린다. 이곳에서 손때가 많이 묻은 책을 선택한다. 남들이 많이 보았다는 것은 최소한의 재미를 줄 것 같아서다. 지난여름에는 강원도 인제군 원통면 소재 박인환 시인의 문학관에서 ‘세월이 가면’이라는 제목의 평전을 보았다. 판매는 하지 않았다. 집에 오자마자 알아보니 절판이라고 했다. 출판사에 사정사정했더니 보관하고 있던 책을 한권 보내왔다. 그 후 책장에 꽂힌 ‘세월이 가면’은 눈에 뛸 때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가끔은 빛바랜 LP판도 구입한다. 집에 턴테이블이 없는데도 구입하는 것은 순전히 장식용이다. 최근에는 가객 김광석의 노래를 지인들이 녹음한 한정 LP판을 구입했다. 집으로 배달돼온 LP판 한 장에 담긴 노래 곡목을 읽어보는 순간은 행복함으로 가득한 심장이 뛰었다. 
이렇게 과거의 흔적들을 수집하는 것도 실상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행복해지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누구는 등산을 하면서, 또는 자전거를 타면서 행복해 한다. 오직 경제적 지표들만을 행복의 수단으로 삼는 현대인의 행복가치 기준이 불행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에 대해 ‘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무소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분명해진다.   
무지개는 늘 저만치에 있다. 그러나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무지개를 찾으려고 하지 말고 주변의 작은 일에 감사하며 만족해하는 삶을 지금 당장 시작하면 어떨까. 그러면 당신도 이미 행복해지는 열차를 탄 것 아닐까.  


정은영 울산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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