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포항-대구 잇는 대형 도시의 요지에 위치한 울산
게놈기반 바이오메디컬 추진 땐 4차 산업 활성화 선도
민관정 협력시엔 게놈기반 4차 산업혁명 허브 자리매김  

 

박종화
게놈산업기술센터장·UNIST 교수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간이다. AI나 스마트공장, 로보트, 자율주행, 휴대폰 등의 첨단 4차산업이 발달할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이 인간이다. 4차 산업의 특징은 전체주의적 공급중심의 시장에서, 개인주의적 맞춤수요 중심의 산업들이다. 

개개인이 3D프린터로 원하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모든 장치를 가정집에서 가진다는 것은 개개인의 파워가 커지고, 경제활동의 핵심이 개인으로 이동을 한다는 것을 말한다. 

간단한 예로, 요즘 젊은이는 자기가 원하는 뉴스를 맞춤형으로 보고, 유튜브에서 자신 취향에 맞는 채널을 본다. 1980년 정부가 공급하는 획일적인 TV 채널을 보는 게 아닌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중 하나가 빅데이터이다. 인간이 만든 가장 큰 빅데이터는 바이오의료 빅데이터이고, 바이오의료 빅데이터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게놈정보이다.  

게놈은 인간중심의 맞춤의료의 기반으로 바이오의 반도체라고도 불린다. 반도체가 IT산업의 모든 분야에 스며들어 있는 것처럼 게놈정보는 모든 생명의료산업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게놈정보생산 및 처리기술은 인간의 생로병사의 전 주기적 영역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게놈은 인간이 태어날 때 정해지며, 인간의 건강을 결정하는데 가장 과학적이고 정확한 좌표이다. 이 좌표를 많이 모으면 모을수록 개개인의 건강과 병에 대한 많은 빅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이것을 잘 활용하면, 질병의 치료와 예측이 더 쉬워지고, 의료비를 절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울산은 2015년부터 만명게놈사업을 추진해왔다. 만 명이상의 한국인의 게놈을 해독하고 분석을 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서 만명의 의미는 많은 한국 사람의 게놈을 해독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이 사업은 국민게놈 프로젝트이다. 영어로 Genome Korea로 불리는 이유다. 

울산 만명게놈사업은 한국인들이 공유하는 유전자들의 특성을 위성 지도처럼 정확하게 그려내고, 환경적 요인도 덧붙여 국민건강증진에 산업적으로 활용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국민의 유전자 체질들을 정확히 그려내자는 것이다. 이것이 4차 산업의 일부인 것은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게놈 체질을 알고 자신에 맞는 건강정보, 생활습관, 진단, 치료를 주도적으로 하는 4차산업혁명의 맥락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 사업의 결과로 휴대폰에서 은행가기, 신문보기, 차표 끊기를 하듯이 미래에는 개인이 자신의 집에서나 휴대폰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의료혁명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유전자 치료관련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네가티브형 규제로 신기술들이 더 자유로이 시장을 개척하게 하고, 유전자 치료의 질병범위도 확대를 하겠다는 것이다. 늦으나마 매우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것과 관련하여 같이 개선해야할 규제가 있다. 유전자편집이나 치료에 동반하여 개개인이 자신의 유전자의 총합인 게놈정보를 의료기관을 통하지 않고도 해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은 생명공학분야에 고급두뇌와 첨단기술을 가진 나라이다. 게놈해독과 게놈빅데이터 처리기술, 맞춤의료 기술을 잘 융합하면 한국에서도 바이오메디컬 산업의 4차산업혁명이 가능하다. 미국의 샌디에이고는 과거 군사도시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1970년대부터 집중적으로 바이오연구와 산업을 지원했고, 최근에는 게놈분야에 눈부신 발전을 했다. 이것은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가 체계적인 지원을 하면 첨단분야에서 급속한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는 예시이다. 

울산은 기존의 중공업산업을 활용하고 그 위에 첨단 게놈기반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추진할 경우, 미국 샌디에이고보다도 더 뛰어난 4차산업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세계적인 산업개발 경험과 대기업들을 보유하고 있고, 부산, 포항, 대구를 잇는 대형 도시를 연결하는 요지에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현재, 울산만명게놈사업은 1,000명의 게놈데이터를 확보했고, 2019년에도 만명이상의 게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울산의 첨단연구기관, 지자체, 중앙정부가 협력하면 세계적인 게놈기반 4차 산업혁명의 허브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