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의원 "당당한 회의 소집 아니다"…갈등봉합 숙제 여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6일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확대원내대책회의에 직접 참석했지만, 결국은 '5분의 1쪽 회의'에 그쳤다.

회의 참석 대상인 4선 이상 중진의원 20명 가운데 불과 4명(20%)만 참석한 것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 주재로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열었다. 참석 대상은 김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4선 이상 중진의원 20명, 상임위원장 등이다.

특히 홍 대표는 본래 회의 참석 대상이 아닌데도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중진들과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일부러 회의에 참석했다.

자신의 당 운영 방식을 연일 공개 비판하는 중진의원들에게 향후의 당 운영 방향과 지방선거 전략을 소개하고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대승적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중진의원은 김무성·강길부·김재경·조경태 의원 등 4명에 불과했다.

불참한 중진의원들의 입장은 명확하다.

'편법'으로 원내대표 주재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열 것이 아니라 홍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중단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재개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당은 관행적으로 매주 수요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개최해 왔지만, 홍 대표가 취임한 뒤인 지난해 8월 23일 이후 7개월 동안 회의를 소집하지 않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연합뉴스에 "당당한 회의 소집이 아니다"며 "우리가 4개 항을 요구한 만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4개 항 요구사항은 ▲당 운영을 당헌·당규에 맞춰 민주적으로 하고 ▲오랫동안 답보 상태인 지지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대책을 제시하며 ▲당 결속을 위해 언행을 진중하게 하고 ▲모든 것을 걸고 인재 영입에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중진의원 역시 "우리가 당 대표 주재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요구했지, 원내대표 주재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요구했나"라며 "서울시장과 회의를 하자고 했는데, 구청장이 나온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홍 대표와 중진의원 간의 갈등 봉합이 무산되면서 당분간 양측 사이의 냉기류는 불가피하게 됐다.

무엇보다 중진의원들이 오는 29일 다시 만나 간담회를 하기로 하면서 향후 양측의 갈등이 더욱 확산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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