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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칼바람… 밤잠 설치는 조합원들
“은근슬쩍 희망퇴직 권유”… 앞날 걱정에 안절부절

기사승인 2018.04.15  22:30:00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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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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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조기정년선택제 신청
오늘부터 희망퇴직자 접수

대규모 인원 구조조정 예상

노조 “퇴직 종용 명백한 불법”
오늘 사업장 곳곳 규탄 집회
쟁의발생 결의 등 투쟁 돌입

노동계·사회단체도 서명운동
“노동자·지역 경제 벼랑 끝
구조조정 중단하라” 촉구

울산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현대중공업 희망퇴직구조조정저지 울산시민대책위'가 지난 13일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제공


일감 부족과 유휴인력 문제로 ‘체질 개선’을 강조하며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그 칼 끝에 선 조합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 한평생을 근무했다는 A(56)씨는 최근 밤잠을 설친다고 했다. 2년여 전 동료들이 하나둘 떠날 때, 그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회사에서는 은근슬쩍 희망퇴직을 권유했고, 눈치까지 봐야하는 처지였다.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 증상까지 겪었지만 끝까지 버텼다. ‘지나고 나면 괜찮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악몽같았던 시간이 다시 찾아왔다. “지난번 희망퇴직 이후에도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라거나, 괜히 눈치 주는 일이 잦았다. 구조조정 명단이 없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나같은 사람이 1순위가 아니겠나. 이번에는 많이 힘들 것 같다.” A씨는 이번 희망퇴직 신청을 고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칼바람에 불안을 호소하는 조합원들도 늘고 있다. 노조가 연일 투쟁 계획을 밝히고, 지역사회가 회사를 규탄하고는 있지만, 구조조정 바람을 거스르기는 힘들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의 조합원들이 지난주 ‘조기정년선택제'에 신청했다. 회사가 구체적인 신청자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이 시작되면 구조조정 인원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만55세 이상 조건이 있는 ‘조기정년선택제'와 달리 ‘희망퇴직'은 근속 10년차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희망퇴직 신청은 오는 29일까지 2주간이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 인력 규모를 미리 정해놓지 않았으며, 신청절차가 마무리되더라도 구체적인 신청 인원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회사가 일감 부족에 따른 유휴인력이 3,000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고, 현장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이번 구조조정 규모는 상당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구조조정 본격화로 회사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노조는 “회사가 정리해고 면담을 강요하거나, 퇴직을 종용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상황이 어렵지만 노조를 믿고 당당하게 면담을 거부하고 희망퇴직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노조 소식지를 통해 전했다.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지역사회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울산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돼 긴급 발족한 ‘현대중공업 희망퇴직구조조정저지 울산시민대책위'는 시민 서명운동 등에 나서기로 했다. 대책위는 지난 13일 현대중공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와 지역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현대중공업 희망퇴직 구조조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올 2월 노조는 어렵게 2016·2017년 해를 넘긴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유휴인력 문제 해결은 TF로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는데도, 회사는 이달 6일 일방적으로 희망퇴직 계획을 통보했다”며 “단체협약에 구조조정에 대한 노사 사전 합의원칙이 살아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자행하는 현대중공업에 분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인한 지역사회의 파장과 강제 해고로 고통받는 이들의 문제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한 지역 연대를 넓히고,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시민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6일부터 본격적으로 투쟁 일정에 돌입한다. 이날 오전 사업장 곳곳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오후에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 결의 등 안을 처리한다.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설 준비 과정이다. 노조는 이후 쟁대위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17일 정오에는 노조 사무실 앞에서 오토바이 경적시위를 벌인다. 

한편 이와 별도로 노조는 오는 1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을 확정하고, 19일 회사에 요구안을 전달할 계획이다.  


주성미 기자 jsm3864@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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