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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리 칼럼] ‘가족’이란 이름의 또 다른 형태 ‘위탁가정’

기사승인 2018.04.16  22:30:00

이은숙 울산광역시 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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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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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형태 위탁가정
위탁 청소년들에게는 듬직한 내 편과 같아
우리 모두 따뜻한 봄날 같은 사람이 돼보자

 

이은숙
울산광역시 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가정 형태 중에는 ‘위탁가정’이 있다.

그 속에는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 웃고, 슬픈 일이 있으면 함께 울기도 하는 우리네 일상과 똑같은 위탁아동과 위탁부모님들이 있다.

가정위탁 보호 제도는 부모의 질병, 가출, 학대, 장애 및 기타 사정으로 친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할 수 없는 경우, 일정 기간 위탁가정을 제공해 아동을 보호하고 양육하면서 친가정의 양육능력이 회복되면 친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동복지제도다.

울산에는 약 230명의 위탁아동들이 있는데 그중 14세 이상 위탁아동이 72%를 차지한다. 일반 가정의 청소년들도 ‘질풍노도의 시기’이며, 요즘 중학교 2학년은 ‘중 2병’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몸과 마음의 변화를 급격하게 겪는 시기인데, 친부모와의 분리를 경험한 위탁아동들은 더욱 이 시기를 힘겹고 치열하게 보내고 있다.

이 청소년 시기를 현명하게 잘 넘기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해, 위탁아동들을 위한 자립지원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누구나 준비해야 할 자립이지만 또래보다 일찍 경험할 아이들을 위해 개별상담과 집단프로그램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로멘토 상담과 자격증 취득과정을 통해 진로에 대해 구체화하고,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토크 콘서트, 자립 여행, 플리 마켓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내적인 역량뿐만 아니라 ‘사회 속의 나’로 살아가는 경험을 하고 있다.

가정위탁 보호를 받았던 위탁아동 중 한 아이는 과거 친부의 사업 실패로 인해 부모가 이혼해 친부는 연락이 두절되고, 친모는 위탁아동이 7세가 되던 해 여동생과 함께 외조모에게 맡긴 후 행방불명됐다.  

외조모가 위탁모로 홀로 어린 두 아동을 키웠다.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철이 든 아동은 외조모와 동생을 잘 보살피기 위해선 자신이 바로 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자격증을 7개나 취득했다. 가정 형편을 위해 바로 취업 할 것인가, 친구들처럼 대학교에 진학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아동은 고민 끝에 대학에 진학했다. 어렵게 결정한 대학생활이었기에 친구들보다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고, 대학교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 지금은 성실한 사회인으로 생활하고 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루도 빠짐없이 했었습니다. 성적도 좋지 않았고, 관심을 가진 분야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학 진학도 포기하려던 찰나에 센터에서 주최하는 활동을 통해 인생의 뚜렷한 목표를 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안 형편상 대학교 진학을 생각하는 것조차 사치라고 생각했었는데, 저를 끝까지 믿어주고 응원해주던 할머니와 동생이 있었기에 용기를 얻고 새로운 길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다면 고민만 하다 도전하지도 않았겠지만, 듬직한 내 편들 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하고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위탁아동의 이 말에 참 많이 감동했다. 누군가의 작은 관심, 따뜻한 말 한마디가 듬직한 ‘내 편’으로 여겨져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용기를 준다는 사실에 많이 감사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아직도 우리 사회가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따뜻한 봄날, 우리 모두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누군가의 편이 되어보면 좋겠다.

이은숙 울산광역시 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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