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 보도정비공사 가로수 훼손 심각
환경단체, 도심 환경훼손 지적
뿌리 손상된 나무 그대로 묻기도
외상 치료후 기반재 교체해야
시 “약품 뿌리면서 시공중” 해명

울산생명의 숲 관계자들이 25일 남구 중앙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화로터리에서 시청 앞까지 진행중인 중앙로 보도정비공사 과정중에 신호등, 교통표지판 등을 설치하면서 무리하게 가로수를 뽑고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왼쪽 사진은 나무 껍질이 손상된 가로수이고 오른쪽 사진은 가로수를 뽑고 그 자리에 설치된 신호등.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지자체의 보도정비공사가 가로수를 무리하게 뽑아내고 손상시키는 등 환경을 해치는 상황이 되자 환경단체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울산지역 환경단체인 생명의숲(이사장 정우규)은 25일 남구 신정동 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는 시민들을 위해 가로수를 다시 심고 뿌리가 다친 가로수에 대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구 태화로터리부터 시청 앞까지 1.2㎞ 구간에 보도정비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공사 과정이 가로수의 생육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단체는 이날 “시 교통정책과와 종합건설본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중앙로 보도정비 공사 과정에서 신호등 설치를 위해 횡단보도가 있는 곳과 사거리 모퉁이 쪽 가로수 21그루가 뽑혔다”며 “가로등 설치를 위해 가로수를 뽑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뽑아낸 가로수는 뿌리부분 둘레가 평균 80㎝ 정도 되는 큰 나무”라며 “살아있는 가로수를 제거하고 생명이 없는 철 기둥을 설치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단체는 “더운 여름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시민들이 잠시나마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안식처가 되는 곳이 가로수 아래”라며 “신호등을 설치해도 가로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현재 8m 간격으로 식재돼 있는 가로수를 여건에 따라 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중앙로 느티나무 가로수의 뿌리생육에 따른 보도 들림 현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비공사 과정에서 중장비로 뿌리를 끊고, 뿌리 상처에 대한 치료 없이 보도블록을 덮었다”고 지적했다. 

또 “상처난 뿌리가 썩으면서 전체적으로 나무 생육은 나빠지게 된다”며 “결국 고사하게되면 가로수 기능을 할 수 없다. 비싼 세금을 들여 다시 심어야 하는 악순환만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생명의숲 윤석 사무국장은 “신호등이나 교통표지판 설치로 인해 가로수를 뽑아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손상된 가로수 뿌리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외상치료 후 도로 기반재를 제대로 교체하는 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울산시에 요청했다. 

이어 “가로수는 미세먼지를 걸러주고 더위를 막아주는 첨병이다”라며 “상처난 가로수 뿌리 치료는 물론 뿌리가 숨 쉴 수 있는 토양환경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시 종합건설본부는 “가로수 뿌리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품을 뿌리면서 시공중이다”라며 “가로수 생육과정을 지켜본 뒤, 추가 식재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울산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사업비 20억원을 들여 남구 태화로터리부터 시청 앞까지 1.2㎞ 구간에 보도정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는 오는 5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