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 1분기 실적 2010년 이후 ‘최악’
매출액 22조4,366억 전년比 4%↓…미·중 판매량 급감
원화 강세 흐름·부분파업으로 2만대 생산 차질까지 겹쳐
2분기 국내·외 시장 신차·SUV 모델 출시로 회복 나설 듯

현대차가 글로벌 판매 감소와 원화 강세 등 대외 악조건에다 이례적인 1분기 파업까지 겹친 탓에 지난 2010년으로 후퇴한 수준의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26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8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5%나 감소했다. 증권가 예상치인 9,000억원 안팎을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다. 

경상이익은 9,259억원, 순이익은 7,31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 47.3%, 48.0%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이후 분기 최저치다. 매출액은 22조4,3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판매 감소다. 현대차는 1분기 국내에서는 소형 SUV 코나, 제네시스 G70의 판매 호조와 신형 싼타페의 신차 효과 등으로 1년 전보다 4.5% 많은 16만9,000여대를 팔아 비교적 선전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는 부진을 이어갔다. 
중국에서는 1년 전 사드 보복 이후 감소한 판매량을 모두 회복하지 못했다. 중국 판매량은 17.1% 적은 16만3,000여대에 그쳤다. 미주지역 판매량도 27만3,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다. SUV 판매는 20%가량 늘었지만, 승용차급 판매가 부진하고 플릿 물량의 전략적 축소가 이뤄지면서 전체적으로 위축됐다. 

유럽 지역(8.3%)과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지역(7.3%)은 판매 성장세를 보였지만 미국과 중국 시장의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104만9,389대로 1년 전보다 1.7% 줄었다. 
이와 함께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지난 1월 초 5일간의 부분파업으로 약 2만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판매 감소에다 큰 폭의 원화 강세와 1분기 중 이례적으로 발생했던 파업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비자동차 부문 실적도 하락하며 전체적인 수익성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분기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신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을 공격적으로 출시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신형 싼타페 출시를 앞두고 있고, 중국 시장에서는 최근 선보인 ix35, 엔씨노 등 SUV 모델을 앞세워 판매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 시장 수요는 2020년까지 1% 내외의 하락세가 예상되나 SUV 수요는 꾸준히 늘어 전체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말 64%에서 2020년 66%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며 “그동안 부족했던 SUV 라인업을 대폭 보강하고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부진했던 승용차급 판매 반등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시장에선 링동, 밍투, ix35 등 주요 볼륨 차종의 월평균 판매 대수가 1만대를 넘어서고 지난 3월에는 작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2분기 이후에는 다양한 신차 효과와 상품성 향상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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