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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현대차 노조 자정력(自淨力)살아있나?

기사승인 2018.05.17  22:30:00

김기곤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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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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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집행부 임원 등 도박
집행부 ‘제 식구 감싸기’ 도마 위

내부 ‘청렴·도덕성’ 바로 잡아야

김기곤부국장

살다보면 타인에게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경우가 많다.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관대하게,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하라는 뜻으로 조직의 리더 등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지켜야 하는 덕목이다. 이 때문에 고위 정치인, 정부 관계자 등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끌어가는 사람이나 단체는 같은 잘못을 저지른 일반인들보다 더 큰 비난을 받기 마련이다.

5만 명이 넘는 노조원들을 이끌며 우리나라 노동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현대차 노조집행부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임원과 상집 간부의 도박 등 문제 행위에 대해 관대한 처분을 내리면서 노조 내부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그간의 과정을 대략 살펴보니,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현대차 노조 집행부 상무집행위원을 중도 사퇴한 노조간부 2명이 업무시간 도박 등 집행부 내 도덕적 해이를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하부영 지부장이 노조 규율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의뢰했고, 규율위원회는 내부 폭로자, 지부장, 참고인 등을 불러 진상조사를 벌인 후 고발 내용 상당부분이 사실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집행부가 신속하게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가 진정되는 듯 했으나 오히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조치 내용이 논란이 되며 노조 현장조직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핵심은 도박 등 연루자에 대한 처벌 수위. 집행부는 지난 16일 규율위원회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사과문을 내고 재발방지 수습대책과 도덕성 재확립을 약속했다. 그러나 진상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혼란보다 빠른 수습이 우선이라며 조합원 눈높이에 부족해 보이는 수습대책을 내놓은 것이 문제가 됐다. 특히 집행부가 이번 사태 연루자들 중 직책이 가장 높은 수석부지부장에 대한 처분 수위를 공개사과문 게시, 재발방지 약속과 ‘경고’ 조치에 그치자 현장조직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썩은 부위를 잘라내지 못하고 덮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연루자들의 직책과 실명공개, 즉각 현장 복귀 등 강도 높은 징계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수석부지부장은 노조 집행부 2인자로 문제 행위에 대해 더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번 사태 연루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보여준 행동도 도마에 올랐다. 노조 규율위원회는 진상조사 과정에서 피조사자들이 내용을 부인하고 서로 말을 맞추는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규율위원회는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광범위한 대질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혀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연루자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조직적인 사건 은폐까지 시도한 마당에 집행부의 재발방지 약속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에게 도덕성은 생명과도 같다. 새 집행부를 선출하는 선거철만 되면 모든 후보가 선명성을 주장하며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는 것도 노조 집행부라는 자리가 얼마나 수준 높은 청렴과 도덕성이 요구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규율위원회의 진상조사 노력과 현장조직들의 성토는 노조 내부의 자정작용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노조를 대표하는 집행부가 되레 노조 간부들의 도덕성 문제를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대충 덮고 넘어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앞으로의 활동 과정에서 소속 노조원들과 국민들에게 면이 설 지 의문이다.
‘노조창립기념품 납품비리’ 이후 최대의 도덕성 위기에 봉착한 현대차 노조 집행부의 향후 행보를 수많은 노조원들과 시민들이 지켜볼 것이다.


김기곤 부국장 nafol@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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