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제든 법의 잣대로만 바라볼 것이라니라,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그 사람에 대해 이해하다보면 해답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경찰들도 결국 시민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기 때문에 심리상담이 큰 역할을 할것이라고 생각합다.'

울산 울주경찰서 경비경찰 전원이 심리상담 관련 전문자격증을 취득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울주서에 따르면 이번에 '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한 직원은 울주경찰서 경비작전계 직원 7명. 이들은 집회시위 현장에서 소통능력을 강화하고, 의무경찰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기위해서 이번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특히 이번 일을 추진하는데 경비작전계장 김동욱 경감의 역할이 컸다. 올해 1월 울주서 경비작전계장으로 발령받은 김 경감은 5년 전부터 상담 관련 공부를 꾸준히 해왔다. 그는 그간 경찰로서 시민들 곁을 지키며 상담과 공감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집회시위 현장에 투입되는 경비작전계를 맡게 됐고, 자칫하면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장에서 적절한 상담을 통한 경찰의 필요성을 느꼈다.

개인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라, 김 경감도 처음에는 직원들에게 상담공부를 권유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경비작전계 직원들은 관심을 보였고, 이들 전원이 심리상담사에 도전하게 됐다.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약 73일에 걸쳐 직원들은 공부에 매진했고, 그 결과 경비작전계 직원 7명 전원이 '심리상담사 1급' 전문 상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실제 상담공부를 하는 도중에는 대화를 통해 극적 상황까지 몰린 자살기도자를 구한 사건도 있었다. 지난달 20일 울주군 언양읍 한 도로에서 농약까지 마시며 자살을 결심한 A씨는 직원들과 긴 대화 끝에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김동욱 경감은 '어떤문제든 법과 감정적으로 대하기보다 함 템포 쉬면서 시민들과 대화하다보면 갈등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집회시위현장에서 경찰이 관리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시위를 이끌어가면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명구 울주경찰서장도 '이번 일이 주민의 마음에 맺힌 상처를 치료하고, 내부역량도 강화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자율과 책임에 기반을 둔 평화적 집회보장을 존중하고, 시민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눈다면 눈높이에 맞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사진) 울주경찰서 경비작전계 직원 7명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73일간 공부한 끝에 전원 '심리상담사 1급'자격증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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