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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간호조무사 수술’ 울산 산부인과, 행정처분은 ‘솜방망이’?

기사승인 2018.06.12  16:27:58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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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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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의료인→비의료인 대리수술 전례 없다
현행법상 의사면허 ‘자격정지’ 1~3개월 수준

▷속보= 울산 한 대형 산부인과에서 불거진 간호조무사 ‘대리수술’ 의혹(2018년6월11일·5월30일·5월24일)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 사건의 혐의점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공식적으로 ‘비의료인 대리수술’의 전국 첫 사례가 된다. 사상 초유의 사건이지만 해당 의사나 병원이 받을 행정처분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까지 ‘대리수술’로 적발돼 행정처분 대상이 된 사례는 2건이다. 2016년 삼성서울병원의 유명 산부인과 특진 의사가 환자와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고 다른 후배 의사에게 수술을 맡긴 사실이 적발돼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올 초에는 부산대학교병원에서 교수가 23건의 수술을 후배인 조교수에게 시켜 대리 집도하게 한 후 본인이 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행정처분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집도의사 대신 다른 의사나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기 업체 직원 등이 수술을 하는 이른바 ‘대리수술’ 또는 ‘유령수술’이 공공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유령수술’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근절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부와 차단된 수술실에서 전신마취로 의식이 없는 환자를 상대로 한 ‘대리수술’을 적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다. 범행에 가담하는 의사나 직원들도 ‘공범’인데다, 병원의 조직적인 관리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울산의 한 산부인과의 ‘대리수술’은 전례 없는 사건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에게 요실금 등 수술을 지시한 혐의로 대표원장을 비롯해 4명의 의사가 입건된 상태다. 의료인인 의사가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에게 ‘대리수술’을 지시해 적발된 사례는 없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관련 자료를 집계한 이후 비의료인이 ‘대리수술’을 하다 적발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간호조무사가 수술을 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처구니없는 이 사건으로 산모들이 불안을 호소하는 등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지만, 그 파장에 비해 현행법상 이 산부인과와 관련자들이 받게 될 처분은 상식적인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행정처분은 의료법 위반에 대한 사법부 판결에 따라 이뤄진다. 경찰 수사가 끝나고도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훌쩍 넘어가기도 한다. 그동안 해당 의사와 병원은 상당 부분 범죄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

실제 울산의 해당 산부인과는 논란이 불거지자 특별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의사 2명과 ‘안 실장’으로 불리는 간호조무사를 ‘퇴사’ 조치했다고 밝혔으나, 경찰에 피의자로 입건된 의사 2명은 여전히 근무 중이다.

행정처분 수준도 높지 않다. 일반적으로 ‘대리수술’은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포함돼 의사면허 자격정지 최대 1개월의 처분을 받는다. 다만 이번 사안에 대해 보건당국이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할 경우 최대 3개월간 자격정지 처분을 할 수 있다. 해당 병원은 최대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데, 이는 최대 5,000만원의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있다.

도덕적 해이가 반복되면서 솜방망이 수준인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의료계 안팎에서 제기돼 왔고, 현재 관련 법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의료의 질이 저하되는 상당한 문제지만, 현행법상 처분은 국민 감정에 비해 낮은 현실”이라며 “확정 판결에서 금고형 이상이 선고되면 ‘면허취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지방경찰청은 '대리 수술'을 지시한 이 산부인과 대표원장 등 의사 4명, 이들의 지시로 수술을 진행한 간호조무사 '안 실장'과 간호사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성미 기자 jsm3864@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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