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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길잃은 보수야당

기사승인 2018.06.14  22:30:00

김병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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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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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열성 축구팬이 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결정적이다. 월드컵에서 꿈같은 4강 신화를 이룬 일은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은 단번에 국민 영웅이 됐다.


하지만 이후 한국 축구는 2002년 신화에 발목이 잡혀 있다. 2002년 월드컵 이후에는 최소 16강은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됐다. 실력이나 환경은 따지지 않는다. 평가전에서 조차도 이기지 못하면 한순간에 역적이 돼 버린다. 감독이나 선수들은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부담은 실수로 이어진다. 그럴 때 팬들의 비난은 더 거세진다. 요즘 한국대표팀이 겪고 있는 악순환이다.


6월 14일 밤 막을 올린 세계 축구전쟁 러시아 월드컵 ‘죽음의 F조’에 들어간 한국 축구가 같은 F조 독일(1위), 멕시코(15위), 스웨덴(24위)에 한 번이라도 이길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젊은층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방선거가 월드컵보다 흥미진진할 것 같다’ ‘지방선거 다음날 개막하기에 그나마 월드컵 개막날을 까먹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편 2002년 6월 13일 실시된 제3회 전국 동시지방선거는 한나라당 압승, 민주당·자민련의 참패로 끝났다. 한나라당은 16개 시·도지사 중 11곳에서 당선한 반면, 민주당은 4곳, 자민련은 1곳에서만 당선자를 내는데 그쳤다. 특히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고, 수도권 3곳을 모두 이긴 것은 1995년부터 치러진 세 번의 광역단체장 선거 중 처음이었다.


전국 232명의 시장·군수·구청장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140명을, 민주당은 44명, 자민련은 16명을 당선시켰을 뿐이다. 투표율은 48.9%로 전국 단위 선거로선 최저 기록이었다.


16년이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17개 광역 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14곳, 자유한국당이 2곳, 무소속 1곳에서 당선돼 보수 야당이 몰락했다. 민주당은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11곳에서 승리해 130석의 확실한 원내 1당 자리를 굳혔다. 


축구는 패배해도 응원이 선수들을 춤추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길잃은 보수 야당 응원에 선뜻 나서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김병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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