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를 비롯해 지역 일대에서 원인 모를 악취 신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올 한해 울산 전역에서만 발생한 악취신고만 200여건인데, 아직까지 냄새의 출처가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21일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께부터 “매캐한 가스 냄새가 난다”, “악취가 심하게 나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41건 접수됐다.

이날 악취신고는 동구 서부동과 동부동, 방어동, 염포동 일대에서 들어왔다. 최초 신고지는 동구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구와 인접해있는 중구 남외동, 북구 진장동 등 일부 지역에서도 악취신고가 연이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소방당국과 동구 등은 울산시와 울산해양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남구석유화학단지, 온산국가산업단지, 인근 해상에서 악취 발생 원인을 찾아 나섰다.

이날 관계자들은 현장 순찰과 회의를 통해 신고 지역 주변의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했지만, 별다른 특이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울산 악취는 이번만이 아니라 전역에 걸쳐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각 관계당국의 근본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악취신고자들은 엄연한 ‘가스 냄새’라고 주장하지만 관련부서 및 업체에서는 특정한 냄새로 보기 힘들다며 의견차를 보이고 있어, 특정 물질로 인한 냄새 원인 규명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남구에서도 인근 석유화학단지에서 풍기는 것으로 추정되는 악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돼 관계당국이 현장조사를 벌였다. 당시 악취신고는 남구 신정동과 삼산동, 무거동 등, 울주군 청량읍 등에서 다수 접수됐다.

이에 이달 초 울산시는 악취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업체 2곳을 적발하고 개선명령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실제로 동구지역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A씨는 “도시가스가 샜을 때와 비슷한 황화수소계열의 냄새가 났다”며 “원인도 모르고, 어디서 새어나는지도 모르는 악취를 맡고만 있자니 머리만 계속 아프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동구는 이날 바람방향이 남서풍인 것을 고려해 이번 악취가 공단과 선박들이 즐비한 인근 앞바다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남구 석유화학공단의 악취가 바람을 타고 일시적으로 동구에 날아온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며 “계속해서 신고 지역을 순찰하며 원인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도 “담당부서에서 시간대별로 특이사항을 파악 중이지만, 아직까지 원인을 찾지 못했다”며 “공단 내 기업체들을 상대로 감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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