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맛집] 선술집 ‘지구빌’

 

밥‧술 함께 즐길 수 있는 아늑한 공간
스시‧덮밥 든든한 저녁 한끼로 충분
두툼한 횟감 차가운 사케 한잔 “캬~”
다마고산도‧가츠산도 손님들 극찬
불향 가득 나가사끼짬뽕‧전골도 인기

밥과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선술집 ‘지구빌’에서는 연어덮밥, 다마고산도&가츠산도, 생선초밥&한우초밥 등 다양한 일식과 함께 사케를 즐길 수 있다. 고태헌 기자 koh@iusm.co.kr

오래된 친구를 만났을 때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 할 수 있는 곳. 가끔은 ‘혼술’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 사람들이 이자카야를 찾는 이유다. 선술집이라고도 불리는 이자카야는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일식을 맛볼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요즘은 센스있는 인테리어까지 더해져 젊은층도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이 가운데 울산 젊은이들의 꿈이 담겨있는 선술집이 있어 소개한다. 울주군 구영리에 위치한 ‘지구빌’이 그곳인데, 이미 동네에서는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최근에는 북구 호계동에 ‘지구빌 2호점’을 오픈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 든든한 저녁에 술 한잔 걸치는 메뉴

술집이라고 해서 안주류만 생각한다면 오산. 지구빌이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가 밥과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지구빌의 메뉴판을 살펴보면 스시, 나가사끼짬뽕, 숙주볶음 등 보통의 선술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다 메뉴가 나오면 “평범한 메뉴에 특별함이 묻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손맛 가득 베여있는 ‘맛’때문이다.

연어사시미를 만들고 있는 심상동 대표. 고태헌 기자 koh@iusm.co.kr

출출한 저녁시간 매장을 찾은 탓에 대부분 식사류를 시켰는데, 메뉴 하나하나에 ‘정성가득’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적당히 숙성시킨 두툼한 횟감을 올린 스시, 덮밥류는 쫀득쫀득 식감을 자랑한다. 스시 한 점 먹을 때마다 차가운 사케가 생각나는 건 덤이다.

특히 입맛을 사로잡았던 건 간장이다. 일반 간장보다 농도가 진해 살짝만 찍어도 음식의 감칠맛을 살려준다.

대표님께 “이거 직접 만든거죠?” 여쭤보니, 역시 맞단다. 알고 보니 지구빌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소스류는 직접 만들어 쓴다고. 시중에 판매하는 소스도 많지만, 직접 만들어야 차별화된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대표님의 철칙이다.

손님들의 적극 추천으로 시킨 샌드류는 처음 맛보는 ‘신세계’다. 종류는 계란이 들어간 ‘다마고산도’와 돈까스가 들어간 ‘가츠산도’ 두 개다. ‘산도’는 촉촉한 식빵 사이에 속 재료를 넣어 먹는 음식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속 재료는 손이 많이 가 보통의 일식집에서는 보기 힘든 귀한 몸이다. 샌드류는 한정수량으로, 하루에 팔 수 있는 갯수가 열개 미만이라고 하니 맛보고 싶다면 꼭 연락해보고 가길 추천한다.

겉만 살짝 익혀 더 부드러운 한우타다끼. 고태헌 기자 koh@iusm.co.kr

한 두 테이블씩 자리가 차자 손님들이 시킨 안주류가 후각을 자극했다. 불향 가득 베인 나가사끼 짬뽕, 일본식 곱창전골인 모츠나베, 적당히 쫄깃한 사시미, 겉에만 살짝 익혀 더 부드러운 한우타다끼 까지.

손님들에 말을 빌리자면 “어떤 메뉴든 다 맛있어 항상 갈 때마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이라며 “오늘 시킨 메뉴도 맛있지만, 늘 시키지 못했던 메뉴가 눈에 밟혀 또 찾게 된다”고 한다.

# 지구빌에 담긴 꿈

한번쯤은 지구본을 ‘뱅그르르’ 돌려보며 세계여행을 꿈꾼 적이 있을 것이다. 지구본을 보고 있노라면 벌써 그 꿈을 이룬 듯한 느낌이 든다. 지구빌에 들어서면 그 시절 감성이 잠시 스친다. 각양각색의 지구본이 매장에 가득했기 때문인데, 가히 ‘지구빌’과 어울리는 인테리어다.

연어사시미. 고태헌 기자 koh@iusm.co.kr 고태헌 기자 koh@iusm.co.kr

지구빌 심상동(29) 대표가 소품으로 지구본을 택한 사연은 특별하진 않다. 그저 다양한 종류의 지구본이 예뻤단다. 상호명도 생각보다는 단순하다. 대학시절, 공동대표 황성제(29)씨와 함께 살던 원룸이 ‘지구빌’이었다고. 심 대표는 담담히 답했지만, 왠지 손때 묻은 인테리어는 단순해 보이진 않았다. “앞으로 목표”에 대해 물어봤을 때, 지구본에 담긴 꿈만큼 그의 꿈도 반짝거렸기 때문이다.

심상동 대표는 “전쟁터와 같은 요식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해야한다”며 “나도 사람들에게 더욱 특별한 음식과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조만간 울산에서는 보기 힘든, 그리고 아주 특별한 요식업으로 찾아갈 테니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지구빌에 대해서는 “친구들과 밥 먹고 싶을 때, 퇴근 후 술 한 잔 먹고 싶을 때 등 언제든지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정직한 음식으로 손님들을 맞이할테니, 믿고 찾아줬음 좋겠다”고 말했다.

각양각색의 지구본과 다양한 소품들로 장식된 ‘지구빌’은 퇴근 후 한 잔 하고 싶을 때 찾는 ‘혼술’ 집으로 안성맞춤이다. 고태헌 기자 koh@iusm.co.kr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