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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민, 원전 사고 발생하면 어디로 가서 뭘 해야 하나?

기사승인 2018.07.11  18:19:51

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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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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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1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미달 핵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실효성 있는 방사능방재대책을 재수립 할 것을 촉구했다. 우성만 기자  
 

<원전 사고 발생 가상 시뮬레이션> 20XX년 XX월 XX일 신고리 원전에서 방사선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울산 남구 선암동에 거주하는 A씨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순간적으로 눈앞이 깜깜했다.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린 후 가족들을 데리고 일단 밖으로 나왔다. 그 순간 재난비상문자가 한통 왔다. ‘옥산초등학교에 설치된 구호소로 대피하시오.’ A씨가 살고 있는 선암동은 고리 기준 14~16km이고, 옥산초등학교는 16~20km다.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은 30km다. A씨는 안전을 최대한 생각한다면 집과 원전 사이의 거리와 크게 차이 없는 구호소보다는 무조건 비상계획구역 밖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불가능하다는 걸 곧 깨닫게 됐다. 차를 몰고 도로로 나가보니 이미 대피하려는 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어 꼼짝달싹 할 수 없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원전 사고가 발생한 것을 가정해 그려 본 최악의 시뮬레이션이다. 이 단체는 ‘원전 사고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지만 울산시와 5개 구군의 현행 방사선비상대응 행동매뉴얼을 보면 실제 상황이 발생할 때 이런 혼란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고 주장했다.

탈핵공동행동은 11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사선비상 발령 시 대다수의 주민들이 집결지와 구호소 위치를 모르고 있다”며 “이는 울주군을 제외한 자치단체가 홈페이지에 집결지와 구호소를 안내하지 않았거나, 가가호호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갑성선보호약품 사후배부 매뉴얼에 따라 집결지에서 방호약품을 배부하는데 현재 집결지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주민이 대부분이므로 방호약품 섭취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구호소 위치가 대부분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에 지정돼 있어 사고로부터 최소한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지역의 347개 구호소 가운데, 300여곳은 원전으로부터 30km 내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위치해 있다. 이마저도 장소가 협소해 수용인원을 초과한 상태다. 경상남·북도에도 울산시민들이 이용할 구호소 210곳을 설정했지만, 아직 해당 지자체와 협의를 마치지 못한 상태다. 감사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지적하며 울산시에 보완통보를 한 바 있다.

탈핵공동행동은 또 “주민대피용 수송수단인 전세버스, 시내버스, 군경차량 등과 개인차량을 행동매뉴얼에 모두 허용해 혼란이 예상된다”며 “사고 시 도로에는 구호소로 이동하려는 대형버스와 개인차량이 가득 차 신속한 대피가 어렵다. 도로 통제가 어려우면 핵발전소 최인접지역인 반경 10km 거주주민도 도로에 갖혀 피폭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수송수단 부족도 지적했다. 이 단체는 “울산시와 구군이 통합 관리하는 수송수단으로는 12만1,950명만 수송 가능하다”며 “울산은 고리와 월성 기준으로 각각 90만명 이상이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에 거주하고 있어 대피도로가 확보되지 않는 한 피폭을 방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지진, 방사능재난, 월성·고리 동시사고 복합재난 행동매뉴얼 부재, 방사능 대기확산모델을 통한 구호소 추가 구축, 방사능재난에 대한 홍보와 훈련 부족 등도 지적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은 고리와 월성 두 곳에 원전 사이에 있고 타시도로 대피하려면 100만명 가량이 움직여야 해 대피매뉴얼 설정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고 발생 원전과 가까운 곳부터 단계별로 이동하도록 매뉴얼에 설정해 놓고 있고, 앞으로 최대한 관외 지역에 구호소를 만들 수 있도록 다른 지자체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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