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가슴에 님들의 이름을 사랑으로 새깁니다. 우리의 조국에 님들의 이름을 감사로 새깁니다.”
이 글은 유엔기념공원 추모 명 비 입구 벽면에 새겨진 이해인 수녀의 헌시이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UN 기념공원이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국가수호 현충 시설로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후손들을 비롯하여 외국의 귀빈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빠짐없이 방문하는 곳이지만 정작 우리는 UN 기념공원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유엔군은 22개국으로, 전투 지원 16개국(미국, 영국, 터키, 캐나다, 호주, 프랑스, 네덜란드,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콜롬비아, 그리스, 태국, 에티오피아, 필리핀, 벨기에, 룩셈부르크)과 의료지원 6개국(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 인도, 독일)이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우리나라를 도왔다.

처음 이곳에는 미국, 벨기에, 프랑스,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그리스, 인도, 필리핀, 타이 등의 1만1,000위가 봉안되어 있었으나 대부분 자국으로 송환되고 현재는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뉴질랜드, 터키, 미국, 영국 등 11개국의 2,300여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

3년간에 걸친 동족상잔의 전쟁은 남북한을 막론하고 전 국토를 폐허로 만들었다. 유엔군은 4만 명이 넘는 참전용사들이 전사하였고, 부상, 실종, 포로까지 합하면 15만5천에 육박하는 인명 손해를 입었다. 

언어는 물론 나라 이름조차 생소한 이 땅에서 목숨을 바쳤던 유엔군 참전용사들… 그들의 용기와 수많은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정부는 6·25전쟁에 참전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90만 국군과 195만 유엔군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고 정전협정 이후 한반도 평화유지에 기여한 1,000만 제대군인과 350만 주한 미군 장병의 헌신에 감사하고자 2013년도에 6·25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했다.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68년째 되는 해이며, 다가오는 27일은 정전협정 65주년이자 유엔군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에 대한 감사를 위해 제정된 유엔군 참전 65주년이 되는 날이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우리 선조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찾아온 참전용사들의 거룩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필자는 추모 명 비 앞에서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낯선 땅을 찾아온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보여 주었던 용기와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이해인 수녀의 헌시에 마음속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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