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통상분쟁으로 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산업이 대부분 직접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통상분쟁이 장기화해 중국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하면 한국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최근 중국 경제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중간 통상분쟁으로 중국 10대 전략 산업 분야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2025년까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10대 육성 산업을 선정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10대 산업은 차세대 정보기술 산업, 고급 디지털 선반 및 기계 로봇,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신소재, 생물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계, 항공우주 장비, 농기계 및 장비, 해양공정 장비 및 고기술 선박, 선진 궤도교통 장비, 전력장비다.

보고서는 미국이 4월부터 25% 관세를 부과한 대상에 이들 10대 산업과 연관된 품목이 많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부과 품목 가운데 에너지 및 원자력 등 기계류가 43.2%, 전기기기 31.2%, 광학 및 사진, 의료기기가 13.9% 비중을 차지한다. 관세부과로 이들 품목 가격이 비싸지면 수출도 감소할 수 있다.

미·중 통상분쟁이 장기화해 중국이 집중 육성하는 제조산업 경쟁력 자체가 약화할 공산도 있다.

중국 성장세는 최근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전망치를 종합하면 올해 중국 성장률은 6.5%, 내년 6.3%다.

중국 정부의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 실수요자 기반 부동산 투자, 지급준비율 인하 정책은 중국 경기 안정 기대 요인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기업 디폴트 리스크 확대, 미·중 통상분쟁 심화는 중국 경제 하방 리스크로 꼽혔다.

특히 미국의 보복 관세 부과 품목은 더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은 올해 4월 3일 중국산 1,333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에는 818개 품목, 34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도 25% 관세를 매겼다.

미국은 앞으로 6,031개 품목, 2,00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도 10% 추가 관세 방침을 밝히는 등 점차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보고서는 미·중 통상 갈등에 따른 중국의 수출 감소는 한국 수출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고 봤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면서 중간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수출액 대비 중국 수출액 비중은 24.8%다. 중국 수출액 78.9%가 중간재 수출이었다.

반대로 중국의 미·중 통상분쟁으로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하면 한국에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도 있다.

중국과의 기술 수준 격차 확대를 위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 연구위원은 “중국의 위기를 기회 삼을 수 있도록 첨단 제조업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과학기술 인재 육성 등에 나서야 한다”며 “주력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도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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