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형문화재인 울산 북구 어물동 마애여래좌상(울산시지정 유형문화재 제6호)일대 역사공원 조성사업이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이 수년째 답보상태다. 사업이 지연되자, 역사 재조명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문화재 승격 추진도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공원부지로 묶여 있는 지주들의 불만도 심화되고 있다.

23일 북구청에 따르면 올해도 어물동 마애여래좌상 일대 역사공원 조성사업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 2005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된 어물동 마애여래좌상 역사공원 조성사업은 마애여래좌상 주변 문화재보호구역 등 일대 1만9,000㎡ 부지에 총 사업비 약 13억 5,000만원을 투입해 주차장과 화장실,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지난 2013년 6억원(특별교부세)을 들여 일부 보상완료된 부지에 광장과 주차장 등 1차 사업을 완료한 뒤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북구청은 지난 2014년께 ‘2015년 시보조사업’으로 시에 예산을 요청했지만 확보하지 못했고, 2015년에는 구비까지 확보한 상태로 ‘2016년 당초예산’에 시비 반영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미리 확보한 구비를 삭감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예산을 요청하고 있지만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확보에 난항을 겪는 것은 지역 전체에 문화재와 관련한 사업들이 많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에 구청에서 보유하고 있는 부지 외 역사공원 조성사업 부지로 편성된 총 1만7,000㎡의 사유지 중 4,000㎡의 보상만 이뤄졌다.

어물동 마애여래좌상은 지난 2014년 문화재 특별종합점검에서 ‘E등급’을 받아 조속한 보수가 요구되기도 했다. 이에 북구는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해 2억5,000만원을 들여 세척과 균열부 접합 등 암석강화처리를 진행하는 등 지난 2016년 4월부터 7개월에 걸친 풍화방지 사업을 펼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다 보니 해당 사업부지 지주들의 불만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토지를 소유하고도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역사공원 편입부지 수용 및 보상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문화재 관련 사업은 시 예산을 확보해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족한 7억5,000만원에 대한 예산 확보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애여래좌상은 방바위라 불리는 역암질층의 거대한 바위에 좌우 일광, 월광보살 조각 가운데 높이 5m, 폭 3.5m의 약사 삼존불이 도드라지게 조각된 부조다. 세련된 모습의 약사불 얼굴과 강건한 신체, 어깨와 목의 뚜렷한 삼도(三道) 등은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조각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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