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로 각광받는 수소전기차
울산, 전국 첫 수소전기버스 투입
수소산업 거점도시 자리매김 기대

 

김경식울산시 버스정책과 주무관․공학박사

필자가 근무하는 부서의 업무용 차량 중에는 `투싼 ix 35' 수소전기차가 있다. 내연기관 차량이 아니라 그런지 소음도 없이 조용하고 가속력도 뛰어나다. 수십 분의 긴 충전시간이 필요한 전기차와 달리 최대 5분 충전으로 완충이 가능하고, 충전방식이 일반 차량 주유 방식과 유사해 충전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차량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수소차라고 불리는 수소전기차는 수소연료전지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를 편의상 줄여 부르는 것으로 일종의 전기차라고 보면 된다. 일반 전기차는 배터리를 충전해 저장된 전기를 꺼내 쓰는 방식이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와 공기(산소)가 연료전지 내부에서 반응해 생산된 전기를 전기모터로 보내 차량을 움직이는 방식이다. ‘달리는 발전소’라고 보면 된다. 수소전기차 1대가 1시간 주행하면 성인 40명이 1시간 호흡할 수 있는 26.9kg의 정화된 공기량을 배출한다. 그리고 부산물은 물(H2O)만 나오기 때문에 친환경차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래서 ‘달리는 공기청정기’라고도 불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13일 혁신성장의 로드맵 격인 ‘혁신성장 전략투자 방향’에서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수소경제’를 언급했다. 수소경제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석탄, 가솔린, 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수소차나 연료전지 등 수소경제 관련 상용기술이 세계적 수준이므로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만 잘 조성하면 글로벌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정부가 제시한 것이다.

2015년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 이후 다수 국가들은 순수 내연기관차 감축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소비중 약 30%를 차지하는 수송부문이 발전부문과 더불어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부터 모든 휘발유와 경유차의 판매를 중단한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한 8개 주에서 2025년까지 330만대의 무공해 자동차(ZEV, Zero Emission Vehicle) 보급 목표를 제시했다.  전기차 크레딧은 1.75,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0.5, 수소전기차의 크레딧은 4로 가장 높다. 수소전기차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울산은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 공장이 있는 곳이자, 국내 생산 수소의 50% 이상을 감당하는 최대 수소생산지이기도 하다. 2013년에는 울주군 온산읍 LS-Nikko동제련 사택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타운을 구축했고, 2016년 12월부터 전국 최초로 수소택시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세계적 대세가 돼 가고 있는 수소산업의 메카로 나아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소산업 거점도시인 울산에 새로운 획을 긋는 사업이 시작됐다. 전국 최초로 수소전기버스가 10월 22일부터 정규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된 것이다. 수소전기차는 일반 전기차에 비해 충전시간이 짧고 운행거리가 길기 때문에 시내버스 운행에 적합하다. 그러나 전국 최초 상용 운행이기 때문에 차량 결함에 따른 이용객 불편, 운송업체 수입금 감소 등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또한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와 어울리게 울산의 대표노선인 124번에서 배정해 대왕암공원, 공업탑 등 울산의 주요지역을 운행하도록 계획했다. 또한 수소전기차라는 신기술 이미지와 울산 시내버스 색상이 조화되는 차량 외관 디자인을 적용해 산뜻한 출발이 더 부각되도록 조치했다.

수소전기버스 시범운행의 성공적인 마무리는 일반 승용차가 아닌 상용차로서 수소차의 내구성, 높은 출력 등 고난도 기술이 검증된 것을 의미하며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효과가 있다.

필자는 수소전기차 이용 확대를 위해 충전의 편의성 제고를 위한 충전소 확대와 아울러 저상버스 뿐인 수소버스의 모델을 다양화를 제안한다. 아울러 수소연료전지 적용 분야 확대를 위해 트램, 기차 등 궤도 차량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독일의 니더작센주에는 9월 17일부터 알스톰사가 제작한 수소열차가 운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울산에 운행하는 수소전기차가 더 많아져서 대기질이 개선되고, 수소연료전지사업 등 수소산업 발전으로 경제가 활성화돼 좀 더 살기 좋은 울산이 돼 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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