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20대 청년이 폐지 수집을 하는 70대 할머니를 폭행하는 사건이 공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가해 청년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혼잣말을 하는 할머니가 시비를 거는 것으로 착각해 폭행했다”는 요지로 경찰조사에서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약자를 상대로 한 폭력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경찰이 확보한 CCTV를 보니 이 청년은 할머니를 길바닥으로 넘어뜨리는가 하면 벽 쪽으로 밀치기도 했다. 주먹질을 하는 듯 한 장면도 보인다. 학생들이 저지하고,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도 적잖은 소란을 피웠다. 경찰은 이 청년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며, 진단서를 받으면 상해 혐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현재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주취 폭행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온 상태다. 청원자는 “아무리 어른 공경 사상이 무너져도 손자 같은 청년이 일면식도 없는 노인을 무차별 폭행하느냐”면서 “재범 가능성이 큰 음주 폭행에 대한 처벌과 대책을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음주폭행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라고 적었다.

최근 노인과 여성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한 폭력범죄가 울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빈발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경남 거제에서는 지난달 20살 남성이 50대 여성을 수십 차례 구타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서울 서대문구 한 아파트에서는 40대 주민이 민원을 해결해주지 않는단 이유로 70대 경비원을 때려 의식을 잃게 하는 사건이 발생해 전 국민의 분노를 샀다.

자신보다 약자인 노인과 어린이, 여성을 상대로 이뤄지는 폭력은 대게 음주와 연관이 있다. 하지만 주취자들에 의한 범죄에 절대다수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되어선 곤란하다. 우리사회가 언제까지 주취자들의 폭력 범죄를 용인해야 하는 지 답답한 노릇이다. 정부와 경찰은 재범 가능성이 큰 음주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청원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겠다.

최근 울산지역에서 차마 입에 담기도 싫은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도시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시름에 잠긴 시민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불평등과 부의 양극화 등 지역 사회가 해결해야할 숙제가 커 보인다. 젊은이들이 올바른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성교육도 강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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